경제 성장률·국방 예산 증가율에도 관심 쏠려

연중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오는 3일 자문 회의인 정협의 개막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전례대로 정협 개막식에 이어 이틀 후에는 중국의 국회 격인 전인대가 막을 올린다.

올해 양회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문제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확고한 위상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 속 발전)이 집중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로 예정된 19차 당 대회를 통해 집권 2기를 맞게 될 시진핑 주석은 이미 지난해 '핵심' 칭호를 얻었기 때문에 올해 안정된 경제 운영으로 2기 5년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양회는 올해가 제13차 5개년 계획(13·5 규획, 2016∼2020년)을 추진하는 두 번째 해로서 공급 측면의 개혁을 심화시키고 온중구진 기조 속에서 안정적 성장, 개혁촉진, 구조조정, 민생 개선 등을 추진하는 한편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도 적극적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이는 경제 성장에 우선을 뒀던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경제 주도권마저 시진핑 주석이 넘겨받는 셈으로 이번 양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는 6.5% 내외가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6.7%인 것에 비해 하락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시진핑 주석이 강조하는 공급 개혁과 경제의 연착륙을 위해선 이 정도 수준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공급 개혁 측면에서는 철강, 석탄 등 공급 과잉에 시달리는 분야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 발표와 더불어 '좀비 기업'으로 불리는 거대 국영 기업에 대한 정리 방안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민망은 양회 개막에 앞서 78만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토대로 양회의 4대 의제로 반부패, 전면적인 개혁 심화, 대기오염, 민생문제를 선정했다.

이중 개혁 심화와 관련해서는 정부 직능의 전환 문제부터 도농발전 일체화, 농업 공급측 개혁, 국유기업 개혁 등에 이르는 사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주변국과 갈등 등으로 중국의 국방 예산 또한 관심사다.

이번 양회에서는 지난해 7.6% 수준까지 떨어진 국방 예산 증가율이 다시 두 자릿수로 늘어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이 국방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군 장비의 첨단화를 추진하고 있어 국방 예산이 지난해 증가율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아울러 미국이 '환율 조작국'으로 시비는 거는 문제와 관련한 위안화 환율 정책, 주가와 부동산 시장 관리 문제도 이번 양회에서 주요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한편, 양회가 열리는 베이징에는 이번 주 들어 시내 차량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기 시작했으며 무장 경찰이 곳곳에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번 양회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3천여명의 중국 및 외신 기자들이 취재 신청을 하는 등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양회는 시진핑 지도부의 1기를 훌륭히 마무리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특히 시 주석이 정치, 군사 분야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에서도 주도권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