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리스크’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의 대응은 가지각색이다.

미국 포드자동차는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주(州)에 16억달러 규모의 소형차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가 중도 취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대신 미국 내 투자를 압박한 영향이 컸다. 포드는 계획 철회 때문에 주정부 및 주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소형차 공장 건설은 포드가 애초 3000명에 이르는 고용을 약속한 현지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였다.

마크 필드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일 “소형차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계획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그의 해명에도 현지 여론은 들끓고 있다.

산루이스포토시 주정부는 부지매입 관련 비용과 전기·수도 인프라 관련 정비비용 등 총 20억페소(약 1087억원)의 반환을 포드에 요구했다. 멕시코 기업들은 포드차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반면 멕시코 글로벌 항공사인 아에로멕시코는 트럼프 리스크를 역이용하고 있다. 오는 5월27일부터 멕시코시티와 인천을 주 4회 운항하는 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지금은 아시아에서 도쿄와 베이징 2개 도시만 운항하고 있다.

아에로멕시코가 인천 노선을 운항키로 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과 연관돼 있다. 멕시코시티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입국 요건을 강화하는 등 문호를 닫아걸고 있는 추세여서 중남미로 가려는 외국 여행객이 미국 대신 멕시코를 경유지로 더 많이 찾을 가능성이 커졌다”며 “아에로멕시코가 새로 생긴 기회를 재빨리 잡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시티=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