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미국이 체결한 모든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하겠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 도중 나온 관련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그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같이 답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우리가 전 세계와 맺은 무역협정이 미국과 미국 노동자에게 지속해서 혜택이 되도록 하기 위해 무역협정을 들여다보는 것”이라며 “많은 무역협정이 업데이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협상을 통해 상당수 무역협정을 미국에 유리한 쪽으로 개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무역협정은 시대 변화와 기술 진보를 잘 반영해야 한다”며 “금융과 제조를 가리지 않고 모든 분야에서 이를 살펴볼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은 물론 그 후에도 ‘미국과 미국 노동자를 위해 가능한 한 최상의 협상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무역협정의 재검토를 원한다’는 견해를 밝혀왔다”며 대통령의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 같은 ‘미국 우선주의’ 기조에 따라 버락 오바마 정부가 체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대해선 재협상을 선언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한·미 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협정’이라고 비판하며 재협상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대선 승리 이후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이날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한국 정부는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다만 트럼프 정부가 언제든 한·미 FTA 재협상을 거론할 수 있는 만큼 미국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임근호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