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태양계 행성에서 '퇴출'된 명왕성이 다시 행성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일부 학자들이 '행성'의 정의를 새로 정립해 명왕성을 다시 행성으로 복귀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미국 IT 전문지 기즈모도와 경제지 포브스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ASA의 명왕성 탐사선 뉴호라이즌 임무를 주도했던 앨런 스턴은 "과학적 분류와 사람들의 직관"에 맞는 행성의 새로운 정의를 최근 국제천문연맹(IAU)에 제안했다.

1930년 처음 발견된 명왕성은 이후 70여 년 동안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에 이은 태양계 아홉 번째 행성으로 분류돼 왔으나 2006년 국제천문연맹(IAU)이 행성의 자격에 대해 공식 정의를 내리면서 행성이 아닌 '왜소행성'(dwarf planet)으로 지위가 낮아졌다.

해왕성과 부분적으로 겹치는 타원형 공전궤도를 가진 명왕성이 '공전 구역 내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행성의 정의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턴 등은 이번에 제출한 제안서에서 "대중의 마음속에서 '행성'이라는 단어엔 다른 행성체를 묘사하는 단어에는 없는 함의가 있다"며 "명왕성의 퇴출 이후 10여 년간 많은 사람은 행성이 아니면 과학적 탐구를 할 만큼 흥미롭지 않다고 여기게 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존 행성 정의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것만을 행성으로 분류해 다른 항성 주위를 돌거나 은하계를 자유롭게 공전하는 것들을 포함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공전 구역 내에서 지배적인 역할'이라는 조건 역시 새로 발견된 작은 물체들이 끊임없이 행성 공전궤도에 끼어드는 상황에서는 태양계 어떤 행성도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제시한 새로운 행성 정의는 "핵융합을 겪은 적이 없고, 충분한 자체중력을 지녀 궤도 매개변수와 무관하게 3축 타원체로 묘사될만한 회전타원형을 띤 항성 하위개념의 질량체"다.

스턴 등은 이러한 정의가 통용되고 있는 '행성'의 의미에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IAU가 이 제안을 수용해 새로운 정의가 적용되면 지구의 달이나 토성의 위성 타이탄 등도 행성에 추가된다.

다만 "항성보다 작은 우주의 둥근 물체"라는 정의가 있어 백색왜성이나 중성자, 블랙홀 등은 제외된다. 다만 IAU의 결정과 공식 적용까지는 시간이 걸리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포브스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