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모든 시리아 반군이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는 한 시리아에서 미국과 러시아 간 군사협력은 불가능하다고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 본을 방문 중인 틸러슨 장관은 이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는 국가 대표들과의 회담에서 시리아 내 미-러 군사협력 전망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다수 시리아 반군이 테러 세력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하며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함께 반군 공습에 집중해온 러시아가 기존 입장을 바꿔 소위 '온건 반군'을 공습 대상에서 제외해야 시리아에서 미-러 간 군사협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러시아와 미국은 지난해 9월 시리아 내 휴전과 군사작전 공조에 관해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한 달 뒤 미국은 시리아 상공에서 미-러 양국 전투기가 충돌하는 사고를 막기 위한 군사 채널만 남겨둔 채 러시아와의 군사협력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은 러시아 공군이 테러 조직과 반군에 무차별 폭격을 가하는 것을 협력 중단의 이유로 들었고, 러시아는 미국이 테러리스트와 온건 반군을 분리하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협력 합의를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이후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 사태와 관련 이란, 터키 등과의 협력을 강화했다.

시리아 정부를 지원해온 러시아와 이란, 반군 편에 서 온 터키 등 3국은 지난해 12월 말 시리아 휴전을 성사시킨 뒤 휴전 체제 공고화와 내전 사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하는 평화회담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두 차례나 개최했다.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시리아에서 미-러 양국 간 군사협력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국방장관회의 뒤 "나토는 아직 러시아와 군사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 및 그 동맹·협력국들에 대한 군사적 공세를 멈춰야 협력이 가능하다는 주장이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