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주둔비 문제 해결…북방영토 문제 양해 얻어" 성과 과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주요 국제현안 해결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고 밝혔다.

14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13일 밤 NHK와 위성방송 BS후지에 출연해 미일 정상회담과 골프 회동을 '외교적 자산'으로 자평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전했다.

아베 총리는 시리아와 우크라이나 문제 등 주요 국제현안에 대해 "푸틴 대통령과 직접 이야기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며 "푸틴 대통령을 국제적 현안에 건설적으로 관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일본이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협상에 대해선 "푸틴 대통령과의 논의에 대해 양해를 얻었다"고도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영토 협상에서 전혀 진전이 없자 일본 내 지지율이 한때 하락하고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미국에서 이례적 환대를 받은 아베 총리는 한껏 자신감에 찬 어조로 성과를 과시했다.

그는 트럼프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주일미군 주둔경비의 일본 측 부담 증액을 주장한 것과 관련,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며 "이 문제는 끝났다"고 언급했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문제가 미일 안보조약 적용대상임을 확인한 것에 대해 "공동성명은 조약에 가까운 것으로, (앞으로는) 하나하나 확인하지 않아도 좋다"고도 말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등 국제회의에서 반드시 미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G7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

나도 지원할 테니 긴밀하게 협력하자"고 말했으며 트럼프는 이에 "국제회의에서 현안이 없어도 15분 만이라도 회담하자"면서 "항상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당신과의 회담일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가 중국, 한국, 러시아 등 각국 정세에 대해 각 정상의 인물평을 나누며 설명했고 트럼프는 이를 조용히 듣다가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도 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양국 경제 현안을 논의하기로 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오는 4월 일본을 방문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