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비판하던 트럼프 '호화 휴가' 논란…美매체 "휴가비용 300만달러 이상"

백악관 입성과 동시에 '파격 행보'로 지구촌을 떠들썩하게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를 떠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 남부 플로리다 주(州)에 있는 고급휴양지에서 취임 뒤 첫 휴가 일정을 시작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이날 오후 플로리다 주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아들 교육 문제로 뉴욕에 머무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별도의 공군 비행기로 공항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3박 4일간 머문 뒤 6일 오전 백악관에 돌아올 예정이다.

대통령 취임 2주 만의 휴가다.

마라라고 리조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호화리조트로, 그는 지난 연말 이곳에서 가족, 친구, 지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해맞이 행사를 즐겼다.

당시 뉴욕타임스(NYT)는 마라라고 리조트가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겨울 백악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주말 부부'인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와 막내아들 배런(10)과 만나 휴가를 즐기고, 일부 인사 면담과 전화통화 등 업무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휴가에 들어가는 나랏돈이 무려 300만 달러(약 35억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휴가 여정이 2013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팜비치 휴가와 비슷한 점을 근거로, 이 같은 비용을 추계했다.

당시 미 회계 감사원 자료를 보면, 오바마 대통령의 휴가와 관련해 국토안보부가 보안 비용으로 77만 달러, 국방부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수행원 비용으로 280만 달러 등 약 360만 달러의 세금이 들어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을 향해 끊임없이 '호화 휴가'를 비판했다.

그는 2011년 12월 트위터에 "습관적으로 휴가를 가는 오바마 대통령이 지금 하와이에 있다.

이번 여행에 국민 세금 400만 달러가 들어간다…믿기지 않는다"고 썼고, 그해 7월에는 "미셸 오바마의 아스펜 휴가에 100만 달러가 든다"고 적었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사법감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마라라고 휴가비용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하기로 했다.

미국 대통령은 휴가 기간 자신과 가족의 숙박과 음식, 부대비용 등은 자비로 부담한다.

한편,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지난달 초 우루과이로 트럼프 그룹 홍보 출장을 갔을 때 보안요원과 대사관 직원들의 호텔 숙박비로 약 10만 달러(약 1억2천만 원)의 세금이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그룹은 세계 곳곳에서 호텔, 골프장, 상업 공간 등을 운영하는 부동산 대기업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뒤 에릭이 회장을 맡고 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과 사업을 분리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 사업을 위해 출장을 다닐 때마다 이들의 신변보호를 위해 공적 자금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서울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김수진 기자 k0279@yna.co.kr,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