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엔 손 내밀고, 중국은 자극하고…트럼프 '강온 외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러시아에는 ‘유화책’, 중국에는 ‘강경책’을 구사하고 나섰다. 러시아에 대해선 버락 오바마 정부가 부과한 제재를 해제할 가능성을 내비친 반면 중국에는 양안 관계 원칙인 ‘하나의 중국’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지난 13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가 미 대선 개입과 관련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를 당분간은 유지하겠다”면서도 “만약 러시아가 (테러와의 전쟁 등에서) 미국을 도운다면 미국에 좋은 일을 하려는 누군가를 왜 제재해야만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트럼프는 이어 “러시아가 (미국과) 만나고 싶어하는 것을 이해하며 이는 나에게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언급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가능성도 열어놨다.

반면 중국에 대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이 철회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그는 “(중국과 대만 간 외교 기준으로 작동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포함해 모든 것이 협상 중”이라고 못 박았다. 또 “미국은 지난해 대만에 20억달러에 달하는 군사장비를 수출했는 데도 (대만과) 전화 한 통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며 중국에 대한 불만을 되풀이했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당선자의 하나의 중국 협상 관련 발언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낸 성명에서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일 뿐이며 중화인민공화국이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임은 공인된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동욱 기자/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