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중국해 주변국과 협력 강화해야…랴오닝호 전투태세 완비"
중국 상무부, 미국 비난에 "WTO 규정 엄격히 지켜" 반박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국무장관 내정자인 렉스 틸러슨이 중국에 대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내자 중국 관영 매체들이 트럼프 취임 후에도 미국 외교팀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중국과 무력 충돌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13일 사평(社評)에서 틸러슨 내정자가 남중국해 문제 등을 거론하며 중국을 비난한 것에 대해 "중국은 그가 시끄럽게 떠드는 말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할 만큼 충분한 힘이 있다"면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전쟁을 계획하지 않는 한 이 지역에서 중국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어리석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남중국해를 지배할 절대적인 힘이 없으며 틸러슨은 전 엑슨모빌 최고경영자로 유가와 환율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면서 "틸러슨의 말은 합법성도 부족한데 중국이 남중국해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다면 베트남과 필리핀도 마찬가지인가?"라고 반문했다.

환구시보는 "트럼프가 아직 취임하지 않아 중국은 트럼프 진영이 극단적인 견해를 피력할 때마다 자제해왔다"면서 "그러나 트럼프 진영의 위협에 중국이 겁을 낼 것이라는 오판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틸러슨의 남중국해 관련 발언은 황당하며 트럼프 외교팀이 현재처럼 향후 미·중 관계를 만들어간다면 양국은 무력 충돌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관변 학자는 중국의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대만 해협을 통과하며 중국의 막강한 군사력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장쥔서(張軍社) 해군군사학술연구소 연구원은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이 지역의 랴오닝 항모 전단 움직임은 항공모함이 전투 준비 태세를 갖췄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는 중국인들에게는 좋은 소식이지만 대만 독립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명백히 두려움과 공황 상태를 안겨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틸러슨 내정자의 남중국해 발언과 관련해 관변 학자들을 인용해 중국은 남중국해에 건설 작업을 지속해야 하며 분쟁국들과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쭤시잉 인민대 교수는 "중국은 남중국해에 행정 및 군사적인 조치를 포함해 건설 작업을 지속해야 하며 미국에 영토 주권 문제는 물러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야한다"면서 "양국은 돌발적인 충돌을 막기 위한 기구와 협상 채널을 잘 활용해 잠재적 위기를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미국 개입의 정당성을 없애기 위해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된 동남아 국가들과 관계도 공고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스춘(吳士存) 남중국해연구원 원장은 "중국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정치적 상호 신뢰를 증진할 때"라면서 "일부 국가들 사이에서는 중국에 대한 안보 우려 등이 있는데 아세안과 관계 강화는 중국에 대한 우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 상무부는 미국 정부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후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의회에 제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쑨지원(孫繼文)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중국이 WTO 가입 이래 엄격히 의무와 규정을 준수해왔으며 양자 무역에서 중국이 큰 공헌을 했다고 믿는다"면서 "미·중간의 경제 및 무역 관계에 일부 마찰이 있는 것은 정상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