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중국공산당 소식통들 인용 "잠재적 후계자 부상 막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철권 통치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비슷한 장기집권 체제를 꾀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공산당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시 주석이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2022년 이후에도 계속 집권하기를 원한다"며 "푸틴 모델과 같은 지도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많은 공산당 관계자가 "시 주석이 내년에 잠재적 후계자가 부상하는 것을 막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시 주석이 내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로 채우면서 그렇지 않은 인사들의 약진을 차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산당 내부에서는 상무위원회를 축소하거나 아예 없애고, 푸틴 대통령이 우회적인 방법으로 세 번째 임기를 지내고 있는 러시아와 같은 대통령제적 요소를 더 채택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4년 임기 대통령을 연임하고 나서 헌법상 3연임 금지 조항에 총리로 물러났고 다시 대선에서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이후 개헌을 통해 임기를 늘려 2024년까지 장기 집권할 기회를 열었다.

최고 지도부를 정기적으로 만난다는 한 공산당 핵심 관계자는 "최근 진행되는 내부 논의를 보면 내년에 상무위원회 후임이 지명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 주석이 권력을 강화하면서 장기집권 체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관측은 그동안 계속 제기돼 왔다.

앞서 홍콩 잡지 쟁명(爭鳴)은 중국공산당이 총서기제 대신 주석제를 도입해 시 주석 1인 지배 체제를 강화하고 집단지도체제의 중심인 상무위원회를 무력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이러한 개혁안이 시행되면 중앙위원회 주석을 맡을 시 주석이 중앙서기처를 통해 각 성(省)·시와 각 부처 당 위원회에 명령을 하달함으로써 권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