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시장 장악
중국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업체 CATL이 중국 전기차 시장 급성장과 정부의 정책 지원에 힘입어 일본 파나소닉, 한국 LG화학의 경쟁 업체로 급성장하고 있다고 외신이 26일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CATL은 지난 10월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 설립 이후 두 번째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치는 800억위안(약 13조8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직전 유상증자 때와 비교하면 네 배로 상승한 것이다.

CATL은 중국 소형가전 배터리 업체 ATL의 관계회사로 2011년 중국 남부 푸젠성 닝더시에 설립됐다. ATL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삼성SDI를 대신해 삼성전자에 배터리를 납품하기로 하면서 주목받았다.

CATL은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중 완성차까지 제조하는 비야디(BYD)를 제외하면 기술력과 생산능력 면에서 가장 앞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출하량은 2.43GWh로 세계 시장에서 파나소닉(5.5GWh), BYD(3GWh)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리튬이온전지 생산능력은 최근 1년 새 세 배로 급성장했다. 중국 정부의 전기차 육성 정책으로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자 생산능력을 확대한 것이다. CATL은 2020년까지 연간 리튬이온전지 생산능력을 지금의 여섯 배 수준인 50GWh로 늘릴 계획이다. 회사 매출도 지금의 10배인 1000억위안(약 17조2000억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다.

중국 정부도 CATL을 파나소닉, LG화학에 맞먹는 글로벌 업체로 키우기 위해 측면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공업정보화부가 새로운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 조건을 정할 때 생산능력 기준치를 기존의 40배로(8GWh 이상) 대폭 확대한 것도 CATL을 위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이 조건을 충족하는 업체는 CATL과 BYD 두 곳밖에 없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