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던 중국 상하이증시가 이달 들어 약세로 돌아섰다. 외환시장, 채권시장, 부동산시장 등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악재가 불거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이번주에도 상하이증시는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3일 3110.15에 마감했다. 한 주 동안 0.41% 하락해 주간 기준으로 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난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화려한 ‘산타랠리’를 펼치면서 20,000 고지 점령에 도전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중국의 실물경기는 11월까지 견조한 회복세를 나타냈지만 금융시장의 불안 조짐이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우선 외환시장에선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하락했다. 23일에는 달러당 6.9위안대로 떨어져 ‘1달러=7위안’ 시대 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채권시장에선 장·단기 금리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4일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중국도 내년에는 최소한 올해보다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우려가 채권금리를 밀어올렸다.

중국 공산당이 내년에 강력한 부동산 가격 억제정책을 시행할 것임을 예고한 것도 증시엔 부담 요인이다.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 중국의 실물 경기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망은 “연말을 맞아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면서 증시의 유동성도 줄었다”며 “당분간 상하이종합지수가 상승 반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