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만5천395개 중 미러가 93% 차지…"보유국 핵억지력 유지 노력"

미국과 러시아가 22일(현지시간) 동시에 핵 전투력 강화 방침을 밝혀 보유 실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웨덴 조사기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올해 1월을 기준으로 추산한 2016년 핵무기 실태에 따르면 양국은 비슷한 규모의 핵탄두를 갖고 있다.

전 세계의 핵탄두는 1만5천395개로 그 가운데 러시아가 7천290개로 가장 많고 미국이 7천개로 그 다음이다.

양국의 핵탄두 수를 합하면 전체의 92.8%에 이른다.

핵탄두를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북한 등 9개국으로 SIPRI는 집계하고 있다.

중국은 260개, 인도는 100∼120개, 파키스탄은 110∼130개, 이스라엘은 80개, 북한은 10개를 가진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9개국이 실제 가동할 수 있도록 미사일에 탑재하거나 기지에 배치한 핵탄두는 총 4천120개로 추산됐다.

실전에 배치된 핵탄두로는 미국이 1천930개로 선두를 달렸고 러시아(1천790개), 프랑스(280개), 영국(120개)가 뒤를 따랐다.

세계 각국은 자국 안보 유불리나 국제사회의 인식 때문에 핵무기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내놓는 데 인색한 상황이다.

SIPRI는 각국 정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추정치를 내놓았으나 근거가 확연하지 않은 부분도 일부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핵탄두의 수는 2015년보다 455개 줄었다.

이는 미국이 핵무기 재고를 감축하는 반면 중국, 인도, 파키스탄이 국방 현대화를 이룬다며 핵무기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SIPRI는 핵 보유국들이 관련 무기의 성능을 향상하는 데 주력하는 추세도 관측된다고 지적했다.

한 예로 미국은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잠수함, 항공기, 미사일 등 전달체계를 포함한 핵무기를 개선하기 위해 3억4천800만 달러(약 4천200억원)를 쓰기로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스 크리스텐센 SIPRI 연구원은 "핵무기 수가 줄고 있지만 핵 비무장에 대한 전망은 어둡다"며 "핵 보유국들이 핵 억지력을 국가안보 전략의 핵심으로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