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톤메일에 독일 이용객 몰려, "며칠 새 이용자 두 배로"

안전한 이메일 서비스 업체를 찾아라.

야후의 이메일 해킹 사건이 연달아 폭로되면서 보안이 철저한 암호화된 이메일 업체를 찾는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미국의 IT 전문매체 벤처비트가 22일(현지시간) 전했다.

특히 독일 연방 정보보안국이 야후가 이용자 정보 보호를 위한 '적절한 암호화 기술'을 채택하지 않았다며 야후 이메일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이후 독일 이용객들이 스위스의 암호화 이메일 업체인 프로톤메일로 몰리고 있다고 한다.

프로톤메일의 앤디 옌 공동창업자는 벤처비트와의 인터뷰에서 "야후 사태 이후 새 이용자가 두 배로 늘어났다"며 "독일 정부가 국민에게 야후 메일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 전례없는 조치가 이용객 증가의 동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독일은 프로톤메일의 두 번째 큰 시장이 됐다.

인터넷 포털 야후는 지난 2013년 8월 10억 명 이상의 이용자 계정이 도난당했다고 15일 발표했다.

앞서 야후는 지난 9월에는 특정 국가의 지원을 받은 해커가 2014년 말 이용자 5억 명의 계정을 해킹해 개인정보를 유출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3년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 출신 엘리트들이 스위스에서 창업한 프로톤메일은 이듬해 시험 버전을 내놨고, 올해 초 론칭했다.

론칭 직전 프로톤메일은 인디고고를 통해 약 55만 달러의 펀드를 조성했다.

애초 목표보다 5배가 넘는 금액이다.

또 찰리 리버스 벤처스와 스위스 인큐베이터 업체 폰깃으로부터 2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안전한 이메일 서비스를 목표로 내건 프로톤메일은 모든 데이터가 회사의 서버로 도착하기 전 암호화 되는 고객 중심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게 특징이다.

또 2단계 입증 단계를 거치게 돼 있다.

프로톤메일의 이용자 수가 급증한 것은 비단 야후 해킹 파문 때문만은 아니다.

이 회사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 이용객들이 대거 몰려 당시에도 불과 일주일도 안 돼 이용자 수가 2배로 늘어난 바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테크 기업의 암호화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보이면서 미국판 사이버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