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분노에 두둔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처럼
기업 부담 줄일 대응책 촉구
중국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관영언론 환구시보가 미국에 생산공장 신설 계획을 밝힌 뒤 대중의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 기업인을 두둔하고 나섰다.

▶본지 12월22일자 A1, 4면 참조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2일자에 ‘차오더왕(曹德旺)의 경종에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한다’는 제목의 사평(社評)을 게재했다. 자동차용 유리를 생산하는 푸야오그룹의 차오 회장은 지난 19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기업의 세금 부담은 미국 기업보다 35%나 무겁다”며 미국에 10억달러를 투자해 생산공장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중국 재계에선 그의 말에 공감을 나타내는 발언이 이어졌지만 네티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차오 회장이 중국을 버렸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환구시보는 푸야오그룹 전체 매출의 65%가 중국 시장에서 나오고 있고 대부분의 투자가 여전히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차오 회장이 중국을 버렸다고 비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세금 부담이 더 많다는 차오 회장의 발언은 중국 제조업체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환기시키는 순기능이 있다”며 “모든 정부 유관기관은 그의 발언을 고도로 중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기업 유치 전략은 다소 극단적이긴 하지만 서방 국가들에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며 중국 정부 당국의 적절한 대응책 마련을 촉구했다.

환구시보는 홍콩 최대 갑부로 꼽히는 리카싱(李嘉誠) 청쿵그룹 회장이 지난해 중국 내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면서 중국 시장 철수설이 불거졌을 때는 “리카싱이 중국을 버렸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랬던 환구시보가 차오 회장을 적극 옹호하고 나선 것은 기업원가 부담 경감 정책에 대한 공산당 지도부의 관심이 매우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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