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위안선 내줘도 외환보유액 3조달러 사수" vs "보유액 충분하니 위안값 방어해야"


중국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 내에서 환율 방어를 놓고 논쟁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2가지 숫자에 집착하고 있다.

하나는 '7'이다.

위안화는 조만간 달러당 7위안대를 뚫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3'이다.

중국의 11월말 외환보유액은 3조달러를 살짝 웃도는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두 숫자는 긴밀한 관계가 있다.

인민은행이 환율 결정에 시장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도록 한 지난해 8월 이후 위안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꾸준히 떨어졌다.

이 기간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20위안에서 8년 만에 최저인 달러당 6.96위안 수준까지 내려갔다.

인민은행이 쌓아둔 달러를 팔지 않았으면 위안화는 이보다 더 떨어졌을 수 있다.

환율을 방어하느라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014년 4조 달러 정점에서 꾸준히 줄었다.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향해가는 가운데 외환보유액이 3조달러 아래로 내려가기 직전이라는 사실은 정책 논쟁을 증폭시켰다고 FT는 전했다.

위안화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보유액을 계속 "낭비"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FT에 따르면 경제를 잘 아는 베이징의 관리들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지나치게 많으며 관리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국제통화기금은 개별 국가가 3개월 치의 수입대금과 단기 대외채무를 감당할 만큼의 외환보유액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한다.

중국은 2조 달러, 심지어 1조달러의 외환보유액으로도 괜찮을 것이라고 이 관리들은 말했다.

그 대척점에는 중상주의자들이 있다.

이 가운데 정식 경제교육을 받지 않은 이들은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국력과 동일시하며 다른 사람들은 외환보유액을 현명하게 써야 할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외환보유액 3조 달러 이상을 유지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위안화가 떨어지도록 내버려둬야 한다고 본다.

즉 '3'을 지키기 위해 '7'을 내주라는 것이다.

중상주의자들의 전략에는 2가지 문제가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우선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하면 중국 기업이나 개인들이 달러를 쌓아두려고 더욱 애를 쓸 것이고 자본유출은 심해진다.

가뜩이나 중국은 자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부터 외국 기업의 본국 송금에 이르기까지 국경 간 자본 흐름에 대한 고삐를 죄고 있다.

두번째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의 하락을 막으려 한 것과 달리 트럼프는 중국이 환율 "조작"으로 위안화를 떨어뜨렸다고 공격해왔다.

중국이 위안화 방어에서 후퇴해 위안화가 시장의 힘으로 급락하도록 용인하면 미국과 무역전쟁을 해야 할 수도 있다.

FT는 중국이 나쁜 뉴스를 묻으려고 크리스마스를 종종 이용한다면서 올해 크리스마스 전후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깰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