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5학년부터 영어 정식 과목

일본 정부가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하는 일본사와 세계사를 통합한 역사 교과를 신설, 2022년부터 고교생들에게 필수과목으로 가르치는 등 역사교육을 대폭 강화한다.

2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문부과학성 자문기구인 '중앙교육심의회'는 전날 초중고 대상 학습지도요령 개정안을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문부과학상에게 전달했다.

새 학습지도요령은 세계화에 대응한다며 국제적 이해를 기본으로 한다는 방침에 따라 고교 필수과목으로 '역사종합'을 신설했다.

기존에는 세계사 2과목 중 1과목을 선택하고, 일본사와 지리를 통틀어 4과목 중 1과목을 필수로 선택하는 체제였다.

이 때문에 일본사를 배우지 않고 지리만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러나 2022년부터는 이 중 세계사와 일본사를 통합해 필수과목으로 개정함에 따라 고교생들은 반드시 근현대사를 접하게 된다.

역사종합 과목에선 일본과 세계의 18세기 후반 이후 역사를 배우게 된다.

그러나 역사교육 강화가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에 대한 미화나 애국심 고취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군국주의화 움직임을 옹호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그동안 일본 국민으로서의 자긍심 고취 등을 위한 고교 역사교육 강화 요구가 이어져 오기도 했다.

산케이신문은 "역사종합 과목에서 근현대 사회구조를 변화시킨 근대화와 대중화, 세계화에 주목하게 될 것"이라며 "냉전 종식 후에도 지역분쟁이 이어지는 이유에 대해 자료를 활용하거나 토론을 하면서 현대로 이어지는 역사를 고찰할 것"이라고 전했다.

개정안은 선거권 연령이 지난 여름 참의원 선거부터 만 20세 이상에서 만 18세 이상으로 확대된 것을 고려, 주권자 의식을 고취한다는 취지에서 '공공'(公共) 과목도 고교에 새롭게 신설했다.

과목의 목표는 국가와 사회 형성에의 참여로 제시됐다.

이와 함께 초등학교에선 다른 나라에 비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영어교육을 강화하고자 5~6학년은 영어를 정식 과목으로 채택하고, 3~4학년은 노래나 게임으로 영어를 익히는 활동을 하게 된다.

초등학교에선 2018년부터 이를 시행하게 된다.

개정안은 과거의 '무엇을 배우는가'뿐만이 아니라 '어떻게 배우는가'에도 중점을 두고 주체적인 '심화학습'을 강조함에 따라 학교나 교원의 세부방침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