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표로 승리…"국가 통합하고 모두의 대통령 되겠다"
'반란표 촉구' 시위에도 이변 없어…'반란표'는 민주당 측서 더 많이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선거인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 제45대 미국 대통령 당선을 공식 확정 지었다.

미 대통령 선거인단 538명은 이날 출신 주의 주도(州都)와 워싱턴DC의 의회 의사당에 모여 투표를 시행했다.

집계 결과 트럼프 당선인은 304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227표를 각각 얻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로써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의 과반(270명) 고지를 넘어섬에 따라 대통령 당선이 확정됐다.

공식 확정 발표는 내년 1월 6일 열리는 연방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와 함께 이뤄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같은 달 20일 제45대 미 대통령에 공식 취임한다.

선거인단 투표 결과가 나오자 트럼프 당선인은 성명을 내 "압도적인 투표로 나를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한 미국인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 역사적인 걸음으로 우리는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를 통합하고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도록 열심히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트위터에 "우리는 해냈다! 내 모든 위대한 지지자들에게 감사하다.

왜곡되고 부정확한 언론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거에서 공식적으로 이겼다"고 올렸다.

앞서 지난달 8일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306명의 선거인을 확보, 232명에 그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눌렀다.

투표가 진행된 펜실베이니아 주 의회 앞에 200여 명이 모인 것을 비롯, '반(反)트럼프' 시위가 잇따랐으나 선거인단 투표에서 클린턴 지지자들이 기대한 '배신 투표'의 이변은 없었다.

대선 전체 득표수에서 클린턴이 300만 표가량 앞서는 데다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까지 제기되자 트럼프 당선인에 등을 돌리는 '반란표' 출현 가능성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배신 투표' 독려가 일부 이탈표를 낳을 수 있지만, 공화당 선거인 결집이라는 반작용을 일으켜 그 수가 클린턴이 선거 결과를 뒤집는 데 필요한 38명에는 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공화당 선거인단 306명의 표 가운데 반란표는 단 2표였다.

트럼프 당선인에 반대한 텍사스 주 선거인 2명은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와 론 폴 전 하원의원에 각각 투표했다.

오히려 클린턴의 승리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클린턴 측 선거인 중에서 '이탈표'가 더 많이 나왔다.

클린턴이 승리한 워싱턴 주 선거인 12명 중 4명이 클린턴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

3명은 공화당 소속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을, 1명은 미국 원주민 환경운동가 '페이스 스포티드 이글'을 뽑았다.

특히 민주당 선거인 3명이 파월 전 국무장관에게 던진 3표는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정당 선거인이 당을 '배신'하고 상대당 후보를 지지한 사례로 기록됐다.

하와이 주에서는 민주당 선거인 4명 중 1명이 클린턴 대신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투표했다.

이 밖에도 미네소타, 메인, 콜로라도 주에서 각각 민주당 선거인 1명씩 클린턴에 대한 반란표 행사를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반란을 시도한 미네소타와 콜로라도 선거인은 다른 사람으로 교체됐으며, 메인 선거인 데이비드 브라이트는 애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투표했다가 결국 클린턴으로 투표 후보를 바꿨다.

한편 힐러리 클린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아내가 유권자 선거 득표에서 승리한 뉴욕 주에서 선거인단으로서 아내에게 한 표를 던졌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k027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