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잇따라 미국 기업에 투자하고 나섰다. 미국 경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이 지난달 투자에 합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미국 위성 통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원웹(OneWeb)에 10억달러(약 1조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투자로 원웹 전체 지분의 40%를 갖게 된다. 손 사장은 “원웹은 우리가 투자한 (인공지능, 소형로봇, 사물인터넷 등) 여러 분야 기업들을 연결하는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원웹은 이번 투자금으로 앞으로 10년간 저궤도 소위성 640개 이상을 쏘아올려 글로벌 초고속 통신네트워크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 플로리다주에 자동화된 인공위성 부품 공장을 건설하고 인공위성 1개당 가격을 100만달러 미만으로 끌어내릴 계획이다.

원웹은 인공위성을 대량으로 생산해 재난 등으로 지상 통신인프라가 망가졌거나 통신환경이 좋지 않은 개발도상국 가정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통신망과 운영 노하우도 활용, 2025년까지 1억명의 고객을 확보할 방침이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결정은 지난달 트럼프 당선자와의 회동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손 사장은 당시 만남에서 앞으로 4년간 미국에 500억달러(약 60조원)를 투자해 미국 일자리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이번 투자로 미국에서 3000명의 엔지니어 인력을 고용할 예정이다.

한편 일본 3대 대형은행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은 이날 30억달러를 들여 미국 철도회사 아메리칸레일카리싱(ARL)를 인수하기로 했다. ARL은 곡물, 석유화학, 천연자원 수송 용도로 화물차를 빌려주는 회사로 미국 업계에서 6위를 차지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 내 인프라 투자를 강조한 만큼 철도를 이용한 장거리 물류 수요가 증가해 화물차 임대사업 기회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는 분석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