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9분의 1' 스모그 영향권…베이징 등 23개 도시 적색경보

중국이 올겨울 들어 최악의 스모그로 신음하고 있다.

짙은 스모그에 24중 추돌 교통사고에 항공기 연착이 발생하는 등 각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8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수도권인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와 북부지역이 올겨울 들어 최악의 스모그를 맞고 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베이징, 톈진(天津), 스자좡(石家莊) 등 23개 도시에 1급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응급조치상황 점검을 위해 감찰팀을 수도권과 산시(山西), 산둥(山東), 허난(河南)성 등에 급파했다.

환경부는 17일 오후 6시 기준으로 공기질지수(AQI)가 허베이(河北)성 싱타이(邢台), 바오딩(保定), 한단(邯鄲) 등은 이미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으며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각각 423, 405, 38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은 동남부가 384㎍/㎥에 이르면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24시간 평균 25㎍/㎥)의 15배에 달했다.

중국 기상국위성에 따르면 17일 오전 화베이(華北)와 황화이(黃淮), 장화이(江淮) 지역 대부분이 스모그의 영향을 받으면서 중국 전체 면적의 9분의 1이 영향권에 들었다고 신문은 밝혔다.

이처럼 짙은 스모그로 가시거리가 짧아지면서 교통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허난(河南)성 저우커우(周口)시의 고속도로에서 짙은 스모그로 인해 24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에 중국 교통 당국은 스모그 경보 발령시 운전 주의 사항을 통해 서행과 차간 거리 유지, 전조증 점등을 당부하고 나섰다.

항공기 연착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공업도시인 톈진(天津)은 스모그로 가시 거리가 현저히 줄자 18일 오전 10시(현지시간)까지 항공기 35편이 연착 또는 운항 취소됐다.

공항으로 통하는 거의 모든 고속도로도 짙은 스모그로 앞이 보이지 않자 잠정 폐쇄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국 수도권은 적색경보 발령에 따라 오래된 노후차량 운행을 중단하고 승용차 홀짝제 운행에 들어갔다.

베이징은 1천200개 기업에 공장가동을 중단토록 한 데 이어 건설공사현장과 오염물 방출 공장에 대한 감찰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중점도로에 대한 청결을 강화하고 노상에서 바베큐 등을 금지했으며 초중등학교와 유치원에 탄력수업이나 휴업을 지시했다.

베이징시는 차량 홀짝제 운행에 따라 버스 등 대중교통운행을 하루평균 3천600차례 늘리고 지하철도 증편운행에 들어갔다.

베이징시 당국은 가급적 외부활동을 피하고 불가피한 외출시 마스크 등 보호장비를 착용하라고 당부했다.

또 집에 머물 때는 창문을 닫고 요리나 흡연 등 실내공기를 악화시키는 행동에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베이징에서 올해 들어 적색경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은 지난해 12월 8일부터 10일, 12월 19일부터 22일까지 적색경보가 발령돼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톈진은 차량 홀짝제 운행에 이어 중형 트럭의 외환선 이내 진입을 금지했다.

허베이성은 시멘트, 철강, 화력발전, 석탄 보일러 등 오염물 배출이 많은 중점업종의 생산활동을 제한 또는 금지했다.

또 사업단위에 대해 휴무 조정, 그리고 러시아워를 피해 출퇴근시간을 조정토록 지시했다.

중국기상대는 19일 밤부터 시작된 이번 스모그가 21일 밤 찬공기가 내려오면서 서서히 약화할 것으로 예보했다.

이번 스모그는 규모가 광범위하고 시간을 오래 끄는 특성을 지녔다.

지난 10월 이래 이런 스모그는 5차례 있었고 최장 지속시간이 4일이었지만 이번 스모그는 5∼6일 지속될 것으로 예보돼 올 하반기이래 최장 스모그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