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유가 상승세가 시원치 않은 것은 수요 부진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뉴욕에서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14일 배럴당 43.32달러에서 지난 13일 52.98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날 3.66%로 큰 폭 하락하며 51.0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수요가 유가 상승세를 가로막는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내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130만배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2015년의 하루 190만배럴, 올해의 하루 140만배럴에 비해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다. 시티그룹은 내년 수요를 이보다 낮은 하루 110만배럴 증가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난 2년 동안 저유가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 때문에 유가가 조금만 올라도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고 WSJ는 전했다.

그동안 원유를 대량으로 비축해 온 중국도 수요 둔화의 원인이다. 유가가 오르면 중국이 비축유를 소비하게 돼 중국으로의 원유 수출이 줄어들게 된다.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에너지애스펙트는 중국이 현재 1억2000만배럴의 원유를 비축해 두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