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정부가 다음달 초 원자재 수출 금지 조치를 발효하면서 하루 평균 세계 2위의 생산량을 기록해온 그래스버그 광산의 구리 공급이 뚝 끊어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4년 1월 자국 원자재 가공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원자재 수출을 내년 1월부터 금지하는 안을 내놨다.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둔 것은 광산회사들이 용광로를 제작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정부·민간 투자가 부진한 데다 전력 공급에 차질을 겪으면서 용광로 제작 일정이 연기돼 왔다. 원자재 가격이 2009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광산회사의 투자에 따른 손익분기점이 올라간 것도 원인이었다.

그래스버그 광산 소유주인 미국 광산회사 프리포트-맥모란은 수출금지안을 개정해달라고 인도네시아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프리포트-맥모란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매년 10억달러에 이르는 광산개발투자액을 삭감하고 인도네시아 사업을 축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리처드 액커슨 프리포트-맥모란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용광로가 초과 공급 상태라 수출도 못하는 상황에서 구리 용광로를 추가하는 것은 채산성이 맞지 않는다”며 “정부가 4~5년간 용광로 제작 일정에 맞춰 수출을 허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투자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수출금지 조치가 언제까지 연기되든 이번 분기 최고의 오름세를 나타낸 구리가격은 내년에 더욱 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