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초대 국무장관으로 친(親) 러시아 성향의 석유업계 거물인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한 것을 환영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외교 정책 고문인 유리 우샤코프는 이날 "푸틴 대통령뿐 아니라 러시아 인사들은 틸러슨과 좋은 사업적 관계를 맺고 있다"며 "그는 아주 무게있는 인사이며 자기 분야에서 큰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세르비아를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현지에서 기자들로부터 틸러슨 국무장관 지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푸틴 대통령도 여러 차례 말했다시피 우리는 러시아와의 전면적 관계 발전에 관심이 있는 모든 파트너와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트럼프 당선인이나 새로운 미래의 미 국무장관은 모두 러시아와의 상호관계 발전을 지지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들은 실용적인 사람들이고 이러한 실용주의가 미-러 관계 구축과 국제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텍사스 주(州) 출신인 틸러슨은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올랐으며 엑손모빌을 경영하면서 외국 정상을 비롯한 고위 인사들과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엑손모빌은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티 등을 통해 러시아와 다양한 합작사업을 해왔고, 틸러슨 본인은 2012년 러시아 정부로부터 국가 훈장인 '우호 훈장'까지 받았다.

우호훈장(오르덴 드루즈뷔)은 러시아에서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격의 훈장으로 국가 간 우호와 협력 증진에 기여한 인사에게 수여된다.

틸러스은 이러한 러시아와의 관계 때문에 버락 오바마 정부가 주도한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에도 비판적 입장을 취해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