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트럼프 강연회①) ‘천재형 광대’에서 '장사꾼'까지
(박진우 국제부 기자) 미국 정치권의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를 제치고 미국 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란 예상은 많지 않았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조차 클린턴용 당선축전만 준비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올 정도였다. 아베신조 일본 총리는 대선 기간에 클린턴 후보만 찾았다가 트럼프가 당선되자 부랴부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미국 사회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뽑은 배경은 무엇인지, 트럼프 시대를 이끌어갈 인물은 누구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러한 물음의 해답을 찾기 위해 지난 5일 ‘트럼프 캠프 대(大)해부 강연회’를 개최했다. 강연회에는 예상인원인 180명을 훌쩍 뛰어넘어 23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트럼프 시대에 대한 궁금증이 그 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강연회 참석이 어려웠던 한국경제신문 독자를 위해 강연자들의 약력과 함께 강연 전문을 싣는다. 원고매 200매 이상으로 많은 분량이어서 3회에 걸쳐 싣는다.

강연회는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공화당 대선 후보로 트럼프 지명과 대통령 당선까지 예견해 온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1시간에 걸쳐 트럼프 현상을 분석했다(전문 게재 ①편).

2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자의 주변 인물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으며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과 하원의원에 도전한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이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전문 게재 ②편). 3부에서는 정 주필과 3명의 강연자가 토론을 하고 청중으로부터 질의응답을 진행했다(전문 게재 ③편). 강연 전문은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최대한 원문의 표현을 살렸다.

<강연자 약력>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1952년 출생

-1971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입학

-1988년 미국 텍사스주립대 정치학 박사과정 수료

-2002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역사학 박사과정 수료

-2002년 자유기업원 부원장

-2003년 이화여대 겸임교수

-2012년 한국경제연구원 외교안보연구실장

-현재 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유진철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1955년 서울 출생, 1970년 미국 이민

-1974년 오거스타대 입학

-1980년 조지아주 리치먼드 카운티 경찰

-1994년 CMS(콘티넨털 밀리터리 서비스, 군수물자 납품회사) 대표

-2011년 24대 미주한인회총연합회 회장

-2013년 공화당 연방 상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2016년 공화당 연방 하원의원 경선 출마(조지아주 12지구)



<강연 전문>

◆정규재 한국경제신문 주필(사회)

요즘 속이 많이 상하시죠. 그런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오늘 트럼프 얘기를 좀 할 겁니다. 강사를 해주실 분은 이춘근 박사와 트럼프 캠프에서 일을 도왔던 유진철. 저도 같이 질문과 토크를 하는 식으로 진행을 하겠습니다.

트럼프의 당선은 한국의 주류 언론과 주류 지식인에게는 굉장한 쇼크였습니다. 물론 소수는 트럼프가 당선될 것이다, 또는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이 오히려 클린턴보다는 낫지 않나, 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지식인 가운데 한 분이 이춘근 박사입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미친놈’과 ‘나쁜년’의 대결이었다고 얘기합니다. 이춘근 박사나 저나, 유진철 회장도 ‘미친놈’의 계열에 속합니다. 클린턴의 경우에는 부패 이미지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에, 또 워싱턴 기득권 좌파의 전형적 굴레를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졌습니다. 그것이 미국 국민들로 하여금 트럼프를 선택하게 만든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언론들은 어느 때부터인가 번번이 큰 뉴스에서 예측에 실패합니다. 주류 언론도 그렇고, 무엇을 주류라고 하는지, 무엇을 비주류라고 하는지 개념적인 것도 분명치 않습니다. 대부분은 브렉시트가 결정되자 영국 망했다고 저주했습니다. 그런데 영국 경제 좋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도 미친 사람입니다. 인간 기본 자질도 안됐는데 당선됐습니다. 이건 미국 사람들이 미쳤거나, 우리 언론이 무지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최근 한국 상황과 관련) 저는 미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어떻든 점점 갈수록 미친 쪽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4%밖에 안 남은 쪽에 속하는지도 모르겠고요. 왜 우리는 이런 시대를 살아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실히 현대 대중민주주의 사회는 일반적인 정의, 진리 규칙과는 다른 결론을 내리기도 합니다. 거기에 굉장한 편향성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에 일어나는 일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다음단계에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두렵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매우 뭔가를 잘못한 것 같긴 한데, 그 무엇은 매우 불투명하고 실체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했던 개혁까지, 정치까지. 정치는 박 대통령의 심판자가 됐고, 노동조합같은 경우는 사회의 고질적 문제인데 광화문 집회를 끌고가고 있습니다. 무언가 잘못된 것이 있는 것 같은데. 현실은 타도되어야 하는 것이 타도하고 있고 심판되어야 할 것이 심판하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게 우리의 괴로움 중 하나입니다.

(이춘근 박사를 보며)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거라는 예측을 진즉부터 해오셨다, 근거가 무엇입니까?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

근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읽을 줄 알면 트럼프가 됐을 거라는 예측을 10개월 전에 할 수 있었죠. 이번 선거의 키워드는 분노였습니다. 미국 사람들 중 화난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 시대를 세계화의 시대라고 합니다. 정치 국경은 있는데, 경제는 없죠. 세계가 다 잘 살게 됐습니다.

하지만 골고루 잘 사는게 아닙니다. “미국 전체는 좋아졌는데 나는 뭐냐, 화난다” 하는 사람들이 11,18,20표를 가진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주 자동차 공업지대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공화당으로 넘어갔습니다. 이곳들은 공장들이 다 문을 닫아서 시설 군데군데가 썩었을 정도죠.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철도는 페인트를 못 칠해서 벌겋습니다. 그래서 미국사람들이 이곳을 녹슬었다고 해서 러스트벨트라고 부릅니다. 녹슨벨트에 사는 노동자들, 특히 백인들이 분노했다는 얘기입니다.

노동자, 백인들은 학벌이 우리보다 못하죠. 대졸은 백인의 30% 밖에 안됩니다. 우리보다 학벌이 훨씬 못하죠. 이 사람들이 평소에는 노동자니까 노조, 노조니까 민주당인데. 트럼프가 노동자들의 분노를 집더라는 겁니다. 저 사람들이 투표장에 나가면 트럼프가 이깁니다. 당연히 민주당을 찍어야 할 오하이오에서 진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이 없습니다.

트럼프가 오하이오에 가서 전당대회했죠. 민주당은 필라델피아에서 지면 거의 안되니까 거기서 전당대회 한 겁니다. 이게 공화당으로 넘어갈진 모른다고 생각하고 트럼프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겁니다.

우리나라 기자들은 왜 모를까요? 브렉시트 못 보듯 못 본겁니다. 트럼프는 캘리포니아 같은 곳은 안갔습니다. 이길만한 곳을 갔죠. 왜 그렇게 돼냐면 583명이 의미하는 걸 생각해봐야 합니다. 각 주 상원의원 2명. 그래서 100명이고, 하원의원 숫자가 435명 그러면 535명이죠. 여기에 워싱턴DC는 3표를 주니까 선거인단 수는 총 538명입니다. 나누기 2 해서 274표를 얻으면 이기는 겁니다. 하원은 인구 비례대로 뽑습니다. 그래서 70만 명당 한 명입니다. 캘리포니아 55명은 하원 53, 상원 2명해서 뽑습니다. 그러면 캘리포니아가 몬태나보다 인구에서 53배 많단 얘기죠. 그런데 몬태나주 같이 공화당 강세인 시골 지역 주(州) 여러개 이기면 캘리포니아랑 비교해서 인구비례로 할 때보다 선거인단수 차이가 줄어듭니다. 주마다 상원 2명씩 들어가니까요.

어떤 사람들이 힐러리가 표를 더 많이 얻었다, 그래서 잘못된거다라고 하면 그건 미국의 본질을 모르는 겁니다. 미국에서 조그만 주 13주가 독립해서 한 나라 만들자고 할 때 인구가 많은 주와 인구가 적은 주의 갈등이 있어서 인구비례로 하원을 만들고, 주마다 2명씩 뽑아서 상원을 만들었습니다. 한 표라도 많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대통령을 만들자고 하면 조그마한 주는 미국에서 나갈테니까요. 그걸 다 아는 상태에서 투표를 한 거죠.

트럼프는 천재형 광대입니다. 미국 선거의 키워드는 분노였죠. 트럼프는 ‘나는 분노한 사람’이라고 하고 선거를 했고, 힐러리는 ‘나는 여러분의 분노를 잘 알고 있어요’ 하고 선거를 했습니다. 재벌임에도 노동자들이 내 편으로 인식하고 열광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트럼프가 대통령 당선된 후 내각 구성 면면이 ‘또라이’가 아닙니다. 다 괜찮은 사람들이죠.

트럼프가 차이잉원 총통 전화받아서 미국대통령과 대만대통령이 40년만에 처음으로 회담을 했습니다. 민주당은 안받겠죠. 중국 화난다고요. 트럼프는 대만에 우리가 1년에 무기를 몇십억어치 파는데 전화를 안받는 게 말이 되냐고 얘기했습니다. 미국의 대통령은 미국의 국가이익이 된다고 생각하는 한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얘기하더라고요. 대만은 중국의 땅 덩어리에서 유일하게 민주주의 하는 곳이라고도 얘기했습니다.

국방부 장관이 확정됐는데 이름이 제임스 매티스인데 별명이 ‘매드독’, 즉 ‘미친개’입니다. 그와 비슷한 장관이 패튼입니다. 미국에선 군인중의 군인이 패튼이죠. 매티스가 전역한지 3년만에 국방부 장관에 지명됐습니다. 미국 68년만에 처음으로 군인이 국방부 장관을 하는 셈이죠. 원칙적으로 7년이 지난 2020년이 돼야 장관이 될 수 있는데 국회에서 허락을 받으면 됩니다. 북한 김정은이 가만히 있는게 나을거라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죠.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그의 독특한 견해라기보다는 미국의 현재 분위기를 반영하는 겁니다. 미국의 조지타운대 교수가 트럼프가 한 말은 현실주의 국제정치의 궤를 전혀 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1988년 한겨례 신문 창간호의 책 선전에도 트럼프 나왔었죠. 미국 공전의 히트를 친 책입니다. ‘협상의 기술(The art of the deal).’ 미국의 대통령 감으로 지목받는 도널드 트럼프..! 라고 쓰여있었죠. (3분만에 읽는 트럼프의 베스트셀러 ‘거래의 기술’ http://plus.hankyung.com/apps/newsinside.view?aid=201611132962A&isSocialNetworkingService=yes)

왜 지금 대통령이 됐느냐? 미국 사람들은 승리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자신도 위너가 돼야 하고 지는 게임을 안한다는 겁니다. 미국 45대 대통령인데 취임하는 날 나이로 최고령자입니다. 70세가 좀 넘었는데 레이건이 69세. 힐러리가 됐으면 레이건 다음으로 2등이었을 겁니다. 이 사람은 몇 달 앞서서 나이많은 대통령이 됐는데 나이라는 개념을 없앤 사람입니다. “70세에 대통령이 되는 구나”하는 거죠.

정규재 주필께서 얘기했지만 우리나라 언론은 게임 끝났습니다. TV아나운서가 오늘 힐러리가 대통령 되는 날이라고 얘기하더라고요. 그 날 아침 조선일보는 힐러리가 될 확률 91%, 트럼프 9%로 보더라고요. 트럼프 선거하기 이틀 전에 제가 찍은 유투브가 하나 있는데 마지막 예측을 해보라고 해서 마지막으로 예측했는데 트럼프가 이길 거라고 했죠. 어제 점심을 누구한테 얻어먹었는데 트럼프에 걸어서 300여만원을 땄더라고요. 어떻게 땄냐니까 내 강의를 3번 들었답니다.

경제학 하는 사람들, 투자하는 사람들이 여론조사에 제일 관심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 위해 나오는 IBD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투자은행가들이 매일 보는 것인데 우리 나라 신문에는 안나오더라고요. 이게 정확하도록 소문나있는 여론조사입니다. 2011년에 오바마 때 가장 근접한 조사였습니다. 저는 이걸 계속 봤습니다. 트럼프가 10% 뒤질 때, 여기선 트럼프가 1% 앞선다고 계속 나왔습니다. 끝에 1주일 뒤졌다가 다시 트럼프가 앞선다고 했죠. LA타임스는 거의 대부분 트럼프가 여론조사에서 계속 이겼습니다. 우리나라는 CNN만 계속 보는데, 클린턴뉴스네트워크라고 부를 정도로 힐러리만 나왔습니다. 폭스는 미국의 우파방송, 공화당 방송인데 그마저도 트럼프 편은 아니었죠.

이번 선거는 트럼프와 힐러리의 싸움이었는데 단순 ‘공화당과 민주당’ 구도보다 더 나아간 겁니다. 이번에는 아웃사이더와 울트라 인사이더의 싸움이었습니다. 힐러리는 인사이더 중 인사이더죠. 대통령빼곤 다해본 사람입니다. 미국사람들 분위기는 “이 나라가 귀족의 나라냐, 미국은 평민의 나라다. 공주도 없고 왕자도 없는데 200년 지나다보니 귀족이 나왔다. 워싱턴 사람들보니 일도 안하는 것 같은데 월급도 많이 받고 이게 뭐야”라고 봅니다.

트럼프는 공화당의 원래 수뇌부들과는 합쳐지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싸움을 가지고 적전 분열이라고 하더라고요. 인수합병(M&A)을 적대적으로 했으니까 나가야 하는 겁니다. 적전 분열은 틀린 설명이죠. 민주당도 아웃사이더가 잡을 뻔했습니다. 힐러리가 돼서 아웃사이더 대 인사이더 싸움이 됐죠. 트럼프는 돈이 많지만 정치적으로는 평민입니다.

워싱턴 공항에 11월 5일날 가서 분위기를 봤습니다. 트럼프가 되겠다고 생각했죠. 해군 회의를 갔습니다. 중령, 소령 잔뜩 와서 하는 회의인데 장군들에게 물어보면 “힐러리가 된다”고 말합니다. 오바마 시대에 장군이 돼서 민주당에게 우호적이죠. 소령, 중령에게 물어보니까 ‘트럼프’라고 답했습니다. 결국 박사도 한표, 초등학교 나온 사람도 한표죠. 그런데 트럼프는 초등학교 4학년처럼 얘기했다. 트럼프는 광대였죠. 공부 안하고도 이해할 수 있는 말을 몇 달 동안 한 겁니다.

비행에서 반값에 트럼프 모자 세일하더라고요. 18불짜리 9불로 팔길래 사왔습니다. 미국에서 힐러리 감옥에 있는 줄 알고 있는 사람이 한 명 아니었습니다. 한 엄마가 우리 아들이 “셀카 찍었는데 잠수함이 나왔다는 이유로 감방에 있는 사람이 있는데 왜 국가기밀을 판 사람은 감옥에 안가느냐”하면서 울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세차례 토론에서 힐러리가 이긴걸로 치지만 저는 트럼프가 3번 다 이긴걸로 봅니다. CNN의 참관단은 521명 모여서 트럼프보다 힐러리가 잘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무런 효용이 없죠. 타임지 사이트에 ‘누가 더 잘한 것 같냐’고 찍게 돼 있습니다. 트럼프가 55대 45로 이긴걸로 나오더라고요. 새벽에 들어가서 또 보니까 59대 40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미국 사람들이 학술세미나 한게 아닙니다. 국민들에게 ‘나를 찍어주세요’, 이걸 잘한 사람들이 이긴 걸로 보아야 합니다.

미국 대통령 중 가장 허약한 게 오바마입니다. 오바마 이후 남북관계 안 좋습니다. 정확히 분석을 못하고 있어요. 오바마 8년 동안 북한은 완전한 핵 보유국됐습니다. 전략적 인내? 미국 사람들이 ‘미국이 그런 나라냐’ 하면서 분노하고 트럼프를 뽑았다는 겁니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쇼핑몰에 주차되어있던 트럭에는 힐러리를 감옥으로 보내라는 구호가 적혀있습니다. 트럼프는 ‘막말꾼’이지만 힐러리는 ‘사기꾼’이라는 인식이에요. 제가 어떤 여자분에게 왜 트럼프를 지지하냐고 하니까 “그는 진짜다. 미디어를 믿지 마라”고 얘기했습니다. 신문, TV의 신뢰도는 바닥입니다. 그래서 트럼프와 기자가 싸우면 트럼프가 이긴다고 봤습니다. 병사가 군복입은 채로 커피 한잔 사먹으라고 아메리카노 한잔 달라고 하면 두가지 경우 중 하나를 겪습니다. 점원이 공짜로 주거나 숙녀나 신사가 저 병사껀 내가 낼 거라고 합니다.

약해보이는 것처럼 나쁜 건 없습니다. 이번 선거는 센 후보를 뽑는 것이었죠. 즉, 이전투구의 세상에서 더 크고 더 사나운 개를 원했다는 겁니다. 누가 더 크고 사나워보입니까? 한 언론에 따르면 신시내티에서 열린 재향군인회 대회에서 31일 클린턴, 1일엔 트럼프가 강력한 리더의 인상을 주려고 안간힘 썼습니다. 클린턴은 ‘동맹국과 함께 가는 미국’, 트럼프는 ‘힘을 통한 평화’를 말했는데 노병들은 트럼프에게 더 큰 박수와 더 뜨거운 함성을 보냈습니다. 이걸 안 사람은 트럼프가 이길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트럼프는 비행장에서 수천, 수만명을 상대로 연설하고 힐러리는 고등학교 강당에서 연설을 합니다. 트럼프는 미국에 직접 민주주의를 가져다 준 셈입니다. 정치의 ‘중간 상인’은 여론 조사하는 사람들과 기자인데, 이 사람들 빼고 직접 민주주의 한 거죠.

미국의 전체 맥락을 읽으면 힐러리를 찍을 수가 없습니다. 힐러리가 거짓말한 것 중 유명한 것이 영국 탐험가 중 에베레스트 정복한 에드먼드 힐러리라는 사람이 있는데, 어머니가 그 사람 이름을 따서 자기 이름을 지어줬다고 합니다. 힐러리가 1947년생인데, 이 사람이 산을 오르기 전입니다. 거짓말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르는 잔 거짓말이 너무 많았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모르는게 히스패닉은 전부 민주 찍는 줄 압니다. 히스패닉 때문에 미국 백인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요. 백인 인구보다 미국으로 오는 히스패닉 백인 비율이 높습니다. 쿠바에서 오는 히스패닉 백인들은 공화당으로 갑니다. 테드 크루즈같은 경우는 쿠바 출신이죠. 젭 부시는 인사이더의 대표인데 힐러리는 이 사람만 보고 있었습니다. 나머지는 이기기 쉬울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미국 마이애미 헤럴드라는 신문에서 트럼프는 “국민들을 움직이고 분노를 파악했다”며 “강력한 지도자로서 이미지를 줬다”고 말했습니다. 또 캠페인 벌일 게 아니라 운동(movement)할 거라고 얘기했었다. 이 사람은 기존의 룰을 깼습니다. 기존의 미국 정치로는 설명 안됩니다. 미국 사람들 중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왔을 때 될 거라고 한 사람 한명도 없고,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본 사람이 20%로 봤습니다. 가장 높게 본 사람이라고 하니까 미국 정치의 게임의 룰이 바뀐 걸 모르고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어떻게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될 수 있었냐를 설명해야 그 뒤를 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지 못하면 그 뒤 예측이 아무것도 안 되죠.

트럼프에 대해서 언론 다 싫어했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가지고 노는게 아니라 언론을 가지고 놀았죠.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는 또라이가 됐습니다. 이 사람 특기 중 하나는 정치가들이 하면 안되는 말이 있는데 트럼프는 그런 말을 했다는 겁니다. 맞는 말인데도 못하는 말, 실제로는 맞는 말이지만 정치적으론 틀린 말이죠. 트럼프는 그런 말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여러분들은 우리나라에 대학교 출신이 너무 많다고 얘기할 수 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말하면 안되죠.

어떤 교수가 트럼프는 현실주의에서 하나도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도 아시아 위주 외교정책을 펼칠 겁니다. 아시아에 미국의 적이 있고 먹을 돈이 있으니 옵니다. 트럼프가 대통령 하는 동안 아시아 경제가 부흥하냐 망하냐에 따라 다른 것이지 아시아로 오죠.

레이건 정부 때 교육부 장관인 윌리엄 버넷은 “공화당 주류 등 기성세력이 트럼프에게 비정상적으로 분노를 표하고 있는 것은 그들 모두가 위협에 떨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기성정치에 빚이 없습니다. 그래서 기성정치인들은 불안하다는 겁니다. 레이건과 카터가 붙었을 때 11월 초에도 레이건 밀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겼습니다. 트럼프가 카터하고 레이건 붙듯이 했다고 보면 됩니다. 여론 조사 결과도 그렇고 주류언론이 발표하는 것도 그렇고요. 모 언론인이 칼같은 분석을 한 적 있는데, “뉴욕 타임즈만 읽어서는 트럼프를 알 수는 없다. 허버드대 교수 거물 정치인들의 발언으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트럼프의 미국은 막강한 미국입니다. 미국이 몇년치 석유를 갖고 있는지 모르시죠? 미국이 200년 쓸 석유를 갖고 있습니다. 저거 팔라고 악을 쓴 사람이 트럼프입니다. 미국의 조지 미첼이라는 석유업자가 평생 채굴할 기술을 만들었습니다. 원가가 비쌌는데, 사우디에서 석유를 배럴당 100불에 사온다면 파면 60불에 할 수 있는 기술을 조지 미첼이란 사람이 개발한 겁니다. 2004년 미국 에너지 성에서 “앞으로 10년 후에 미국에 천연가스가 동이 날 거다. 그래서 러시아나 이란 것을 사오는 LNG수입시설을 건립해야 한다”고 했죠. 그런데 미국 88년어치 150년어치 가스가 있는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새로 판 셰일오일 유전에서 나오는 게 600만 배럴입니다.

원래 1200만배럴 수입하고, 600만 국산 썼는데, 지금은 수입이 600만, 국산이 1200만이 됐습니다. 2013년 7월에 우리나라 휘발유 가격이 2000원이었는데 지금은 1200원입니다. 미국이 600만 배럴 안 사가서 그런 거죠. 2020년에는 석유 수입이 0이 될 겁니다. 자급자족이 되니까요. 예장 매상량을 2조 배럴까지 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수입 안해도 된다는 거죠. 기름 내려가고 운반비 내려갈 겁니다. 중국에서 만드나 미국에서 만드나 같습니다. 같다는 게 무슨 뜻이냐면 1인당 인건비가 미국이 5배 높아요. 미국의 생산성이 5배 정도 높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상쇄되죠. 중국에서 애플만드나 미국에서 만드나 같은데, 경영학적으로 따지면 베트남으로 가거나 해야하는데 미국으로 갑니다. 인디애나에 애플 공장이 있습니다. 미국에서 만들면 100원인데 베트남가면 20원입니다. 근데 트럼프는 “가려면 가. 관세 35% 붙일게”라고 합니다. 애국이라는 가치도 들어가죠. 미국과 중국은 경제전쟁으로 갈 겁니다.

트럼프가 한 말 중에서 ’진짜‘가 있고 선거용이 있는데 한국에서 나오는 건 선거용입니다. “나는 미국의 군사력을 재건하겠다. 군사력은 너무나 막강하고 위대해서 누구 미국을 건들일 수 없을 것이다”라는 게 진짜죠. 미국의 전선은 한국, 독일, 일본 이런 곳입니다. 미국은 본토를 지키는 나라가 아니죠.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군사력 만들어놓고 철수한다? 말이 안됩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장사꾼이니까, 다른 나라 도와주는 건 좋은데 부담을 좀 시키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단기적으로는 힐러리가 되는게 우리로선 편할지도 모릅니다. 결국은 우리가 노력하기에 따라 트럼프가 되는 게 더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