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들 "금주초 추가 대상자 인터뷰…후보군 명단 4명 넘는다" 장고 양상
對중국 강경파 헌츠먼 새 후보군에…볼턴 재부상·틸러슨 엑손CEO도 물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선택을 놓고 장고에 빠졌다.

불과 며칠 전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등 후보군 4명 중 1명의 이름이 금주 초 발표될 것이라는 게 유력한 관측이었지만 4일(현지시간)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핵심 측근 인사들이 잇따라 방송에 나와 "후보군이 넓혀졌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각각의 결격 사유가 부각된 기존 4명을 접고 '미국 제일주의 외교'의 선봉에 설 인물을 원점 재검토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권 인수위의 선임 고문인 켈리엔 콘웨이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이번 주 후보군에 대해 인터뷰를 할 것"이라며 "후보 물색 작업이 확대됐다는 말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콘웨이는 "금주 초 트럼프 당선인이 추가로 다른 후보들을 인터뷰할 계획이어서 아직 최종 확정된 명단은 없다"며 "후보군의 명단은 4명이 넘는다"고 덧붙였다.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최종 후보명단에 들어갈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국무장관 선택은 큰 결정이며, 서둘러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도 이날 NBC방송에 나와 "국무장관 후보의 명단을 우리가 살펴보고 있지만 지금 후보 수가 조금 더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줄리아니든, 롬니든, 퍼트레이어스든, 코커든 국무장관을 할 수 있는 엄청난 배경과 자격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국제무대에서 외교, 경제적으로 미국의 이익과 미국 우선주의 어젠다를 관철하고 비전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최적의 인물을 뽑아야 하며, 지금 그 과정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존 볼턴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다시 국무장관 후보로 부상했고 존 헌츠먼 전 유타 주지사,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렉스 틸러슨도 후보군에 올라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볼턴 전 대사는 지난 2일 오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1시간 가량 면담했다고 두 명의 인수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NYT가 보도했다.

주중 대사를 지낸 존 헌츠먼 전 유타주지사도 새로운 후보군에 포함됐다고 AP통신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헌츠먼 전 주지사는 2011년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인물로 2009년부터 2년간 주중 대사를 지낸 대중 강경파다.

틸러슨 CEO는 6일 트럼프 당선인과 면담할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06년부터 엑손을 이끌어온 틸러슨이 10년 이상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과 밀접한 관계라고 보도했다.

WSJ은 인수위 관계자의 발언을 토대로 이르면 이번주 말 국무장관이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무장관 후보 4인방'의 경우도 일부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추가 면담이 점쳐지고 있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새 후보군의 부상에 대해 "이는 기존 4명의 후보 중 누구도 트럼프의 확실한 선택이 못됐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애착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진 롬니 전 주지사의 경우는 당내 강경파와 핵심 지지층의 반발이 너무 커 그 벽을 뛰어넘기가 쉽지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 기간의 최대의 '정적'을 내각 간판으로 모셔 정부의 무게감을 높이고 사회 통합의 물꼬를 트겠다는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은 자칫 내부 동요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 된듯하다.

외국 정부에 대한 로비 의혹 등을 받는 줄리아니 역시 부담스러운 선택으로 떠올랐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과거 불륜녀에게 국가기밀을 넘긴 혐의로 기소된 터라 상원 인준청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코커 외교위원장은 공화당 내 지지가 강력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그리 내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