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中, 美 새 정부와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진전 기대"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 정상화에 큰 역할을 했던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왕치산(王岐山)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등 핵심 지도부를 만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게 외교자문을 한 바 있어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 정책 방향을 중국 최고 지도부에 전달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키신저 전 장관은 이날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과 만나 미·중 관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자문한 경험을 살려, 시진핑 주석에게 불확실성이 가득한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을 것으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시 주석은 키신저 전 장관에게 "중국은 미국의 차기 행정부와 관계에서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 정부가 미국의 대선 후 과정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으며 지금은 정치적 전환기의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고 트럼프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키신저 전 장관은 1일 시진핑 주석의 심복으로 반(反)부패 사정작업을 이끌어 온 왕치산 서기와도 만났다.

왕 서기는 키신저 전 장관에게 "인심(人心)의 향배는 당이 집권하는 정치적 기초"라면서 국가와 당정기관에 대한 감독관리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분야 성과는 괄목할 만하다"며 미·중 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인민외교협회의 요청 때문에 키신저 전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으며 어제 왕치산 서기와 만났다"고 확인했다.

중국 방문에 앞서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달 17일 뉴욕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 외교·안보에 대해 자문했다.

트럼프 정권 인수위는 "트럼프 당선인과 키신저 박사는 오랫동안 알아왔고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면서 "두 사람이 중국, 러시아, 이란, 유럽연합 그리고 다른 글로벌 사안과 이슈들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