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PP 이탈' 설득 기대…로스 지명자는 "TPP, 형편없는 계약"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이 다음 달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와의 신뢰 관계 구축에 올인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지난달 17일 미국 뉴욕을 찾아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트럼프 당선인과 회담하며 신뢰구축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데 이어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트럼프 경제라인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소 부총리는 지난 1일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차기 정부 상무장관에 내정된 윌버 로스(78)의 대리인과 도쿄에서 만났다.

특히 이 자리에서 로스의 대리인은 "미일의 협력관계가 중요하다"는 내용을 담은 로스 장관 내정자의 친서를 전달했다.

아소 부총리는 이날 회동에서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해 설명하고 트럼프 정권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는 트럼프 진영 내 대표적인 지일파 인사로, 일본 정부는 로스의 상무장관 기용에 따라 경제 분야에서의 미일간 우호관계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로스가 자유무역주의자인 만큼 트럼프가 이탈 방침을 정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재검토 계기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로스는 "디플레에 처한 미국 상황에서 TPP는 '형편없는 계약'"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측의 이런 기대를 충족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다만 로스의 대리인은 아소 부총리와 만난 뒤 교도통신에 "로스는 일본을 매우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일본 측을 배려하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로스는 당초 이날 도쿄를 찾아 아소 부총리와 만날 계획이었으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의 상무장관으로 지명되는 바람에 대리인을 대신 보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choina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