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60년간 세계 각지에 뿌린 개발원조가 4천억 위안(58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1년분 공적개발원조(ODA) 총액에도 크게 못미치는 규모다.

2일 경제참고보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발전할 권리: 중국의 이념과 실천, 공헌'이라는 백서를 통해 지난 60년간 166개 국가 및 국제기구에 4천억 위안의 개발원조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해외 개발도상국에 대한 중국의 지원 성과를 열거한 이 백서는 원조자금의 용처나 연도별 원조액 등은 밝히지 않은 채 신중국 성립 이후 해외에 제공한 공적개발원조가 이 같은 규모에 이른다고 전했다.

중국은 또 이 기간 개발도상국에 60만명 이상의 구호인력을 파견하고 1천200만명의 현지인을 훈련·교육시켰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700명이 임무 수행 도중 사망했다.

지금까지 2천600명의 중국군을 10건의 유엔 평화유지군 임무에 참여시킨 것도 국제사회 공헌의 한 사례로 추가했다.

중국은 앞으로 5년간 개도국에 대해 탈빈곤, 농업협력, 무역진흥, 생태보호 및 기후변화, 의료시설, 학교 및 직업훈련센터 건설 등 6개 부문에서 100개 항목씩 지원하는 '6개의 100' 프로젝트를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백서 발간은 국제사회에 대한 중국의 공헌을 과시함으로써 자국의 위상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60년간 580억 달러 원조는 유럽연합(EU)과 회원국들이 한 해 동안 제공하는 공적개발원조보다 훨씬 적은 양이다.

지난해 EU 회원국들의 공적원조액은 영국 187억 달러, 독일 178억 달러, EU 138억 달러, 프랑스 92억 달러 등 총 722억 달러에 이른다.

미국은 지난해 310억 달러를 원조했고 한국은 19억1천만 달러로 세계 14위에 올라있다.

특히 중국의 공적개발원조는 자국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원과 상품을 교환하는 대가로 이뤄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측은 원조에는 어떤 정치적 부속사항도 따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개발원조는 현재 아프리카 지역의 학교, 병원 건설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현지인들은 별다른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중국의 개발 프로젝트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

전세계 40조 달러 규모의 개발원조 자금 용처를 추적하는 미국 윌리엄&메리 대학의 에이드데이타(AidData)에 따르면 중국 아프리카 개발프로젝트는 현지 지도자의 출생지 같은 정치외교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역에 집중돼 있다.

에이드데이타가 2000∼2012년 기간의 아프리카 지도자 117개 출생지와 소속 종족, 중국의 1천955개 개발금융 프로젝트의 연관관계를 추적한 결과 아프리카 지도자나 배우자의 출생지는 평균보다 3배(195%) 가까운 중국 원조의 혜택을 받았다.

반면 세계은행(WB)이 지원하는 프로젝트 중에는 이런 정치적 편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황메이보(黃梅波) 샤먼(廈門)대 국제경제학 교수는 "중국의 아프리카 원조지 결정은 대부분 중국 정부와 현지 관료 사이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아프리카 현지인의 실제 수요와 비교해 불균형이 생길 가능성이 큰 편"이라고 지적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