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규제 피할 목적…"테슬라 오토파일럿 7과 거의 똑같은 기능"

애플 아이폰과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등을 최초로 해킹해 '천재 해커'로 명성이 높은 조지 호츠(27·별명 '지오핫')가 개발 중이던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2일 벤처비트, 더버지 등 미국 정보기술(IT) 매체들에 따르면 호츠는 자신이 차린 자율주행차 기술 스타트업 '콤마.에이아이'(comma.ai)가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플랫폼을 오픈소스 프로그래머들이 즐겨 쓰는 사이트 '기트허브'(GitHub)에 공개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오픈 파일럿'(Open Pilot)뿐만 아니라 '콤마 네오'(Comma Neo)라고 명명된 하드웨어를 제작하기 위한 설계도도 함께 올라와 있다.

호츠는 오픈 파일럿에 관해 "(테슬라의 부분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오토파일럿에 대한 오픈소스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픈 파일럿과 콤마 네오를 결합하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7과 거의 똑같은 기능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7은 작년 10월 나온 버전으로, 차로 및 거리 유지 등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10월 후속 버전인 8이 나왔다.

호츠는 당초 개발한 하드웨어에 '콤마 원'(Comma One)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999 달러(117만 원) 이하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으나 미국 전국고속도로교통안전청(NTHSA)과 캘리포니아주 자동차국(DMV)이 규제 준수를 요구하고 나서자 올해 10월 오픈소스화로 돌아섰으며 이름도 바꿨다.

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호츠는 이런 경위를 설명하면서 "만약 미국 정부가 이것(자신의 자율주행차 기술 프로젝트)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를 좋아하는 다른 나라들이 많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당국의 규제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자율주행 기술을 사랑하는 애호가들과 연구자들을 위한 것이라며 "미래를 밀고 나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호츠가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얼마나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오픈 파일럿과 콤마 네오는 현 단계에서는 혼다 시빅과 아큐라 ILX의 최근 모델 등 2개 차종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또 공개된 설계도에 따라 콤마 네오를 제작하려면 특수 3차원 프린터 등이 필요하다.

또 오픈 파일럿에는 딥 러닝 기술이 적용돼 도로 주행 데이터를 입력하면 바람직한 대응 방식을 컴퓨터가 학습하게 돼 있으나, 구글이나 테슬라 등에 비해 데이터가 부족해 지금까지 1만7천시간 분량만 입력이 이뤄졌다.

올해 여름 일부 미국 언론매체들을 상대로 이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의 시승이 이뤄졌을 때도 전반적 성능은 좋았으나 실제 시내 교통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는 등 문제점이 지적됐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solat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