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환율개혁 회의론 '솔솔'
위안화 가치 급락으로 자본유출 우려가 커지자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서 작년 8월 단행한 환율제도개혁을 후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대형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한 승인 심사 강화 등의 자본유출 통제 대책을 마련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위안화 기준환율 산정 방식을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하는 환율 시장화 개혁에 나섰다. 중국의 시장환율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당일 오전 고시한 기준환율 대비 상하 2% 안에서만 움직일 수 있다. 제도 개혁 이전까지 인민은행은 자의적으로 기준환율을 고시해 시장환율을 관리했다. 위안화 가치 하락 압력이 높을 때는 기준환율을 통해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상하는 식이다.

인민은행은 작년 8월11일 “위안화 기준환율을 고시할 때 전날의 역내외 시장환율을 충실하게 반영하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중국 공산당 및 정부에서는 환율제도 개혁 방안에 반대하는 기류가 더 강했다. 정부 내 대표적 금융개혁론자로 꼽히는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사진)은 “환율제도를 바꾸면 위안화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구성 통화로 편입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논리로 지도부를 설득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들은 “저우 행장이 SDR 편입이라는 ‘트로이 목마’ 전략을 썼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IMF는 작년 11월 말 위안화를 SDR 구성 통화로 편입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환율제도 개혁 이후 자본유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공산당과 정부에서 현행 환율제도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FT는 전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