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에서 멕시코로 공장 이전 방침을 밝힌 에어컨 제조업체 캐리어와 협상을 벌여 당초 사라질 운명이던 미국 내 일자리 1천여 개를 그대로 두기로 합의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캐리어는 올해 초 미국 인디애나의 공장을 오는 2019년까지 멕시코 몬테레이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계획대로 공장을 이전하면 미국 내 일자리 2천 개가 없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캐리어와 트럼프 정권인수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과 인디애나 주지사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인이 12월 1일 인디애나 캐리어 공장을 방문, 당초 멕시코로 갈 예정이었던 일자리 가운데 절반인 1천 개 일자리를 미국 내에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협상 타결 소식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CNBC는 인디애나 주가 제공하는 새로운 유인책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자리에서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와 법인세법 정비 등 그의 선거 공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추수감사절인 지난 24일 트위터에 "캐리어가 미국 인디애나 주에 남아 있게 하려고 추수감사절임에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면서 "진전이 있다.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WP는 트럼프 차기 행정부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 확대를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조기에 "상징적인 승리"를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월 캐리어의 공장이전 계획을 비판하면서 "만약 캐리어AC가 직원들을 해고하고 공장을 멕시코로 이전해 에어컨을 만든 뒤 그 제품을 미국에 다시 팔겠다고 하면 (막대한) 세금을 물릴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도 트위터에서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기업 포드가 켄터키 주의 '링컨MKC' 모델 조립라인을 멕시코로 이전하지 않기로 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자신의 '공'을 은근히 자랑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줄기차게 미국 기업의 공장 외국 이전 움직임을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공장이전 후 미국으로 역수출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