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128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26일 1건, 27일 13건의 트윗을 날렸다. 26일에는 “피델 카스트로가 죽었다(dead)!”는 짧은 글 하나만을 남겼다. 세상을 떠났다(passed away) 등의 완곡한 표현을 쓰지 않았고,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흔히 쓰는 ‘고이 잠드소서(R.I.P)’ 등의 문장도 없는 직설적인 표현이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카스트로의 쿠바와 수교를 재개하는 등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지만 트럼프 당선자는 짧은 트윗을 통해 그런 노력에 관심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28일자 신문에서 트럼프 당선자의 쿠바에 대한 태도는 ‘양면적’이며, 트럼프 캠프 인사들과 공화당은 쿠바와 화해하는 데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7일, 트럼프는 트위터를 하는 데 시간을 좀 썼다. 녹색당을 중심으로 재검표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점을 두고 “녹색당 사기꾼들이 불가능한 재검표를 통해 자기들 돈상자를 채우려고 하는 수작에 형편없이 패배했고 사기도 꺾인 민주당이 합류했다”고 썼다. 선거 전의 노골적 말투는 선거 후라 해서 바뀌지 않았다.

그는 이 문제에 크게 분개한 듯, 상당한 시간 간격을 두고 잇달아 트위터를 올렸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자신의 당선 연설 직전 전화를 통해 패배를 인정한 것을 언급하며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자신이 대선 불복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 클린턴이 한 말을 되돌려줬다. “그것은 우리의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이 아니다. 240년간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해 왔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승복했으며 보통선거에 나선 자가 결과에 승복하기를 기대함이 마땅하다”는 내용 등이다. 클린턴의 승복 연설 내용도 다시 열거했다.
161128-2
그런데 트럼프는 한 발 나아갔다. 그는 27일 오후 3시께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했을 뿐 아니라, 만약 불법으로 투표한 수백만의 사람들을 제외한다면, 전체 투표에서도 이긴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전체 투표에서 자신이 진 점을 반복해서 지적당하는 것에 불쾌감을 느낀 듯 했다. “선거인단 투표를 위해 15개 주를 돌지 않고, 소위 전체 투표를 위해 3~4개 주에서 집중적으로 캠페인을 했다면 (작은 주들이 소외되겠지만) 나는 더 쉽게, 더 설득력 있게 이겼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녁 7시께 다시 트윗을 날렸다. “버지니아주, 뉴햄프셔주, 캘리포니아주에서 심각한 불법 투표가 있었다”며 “왜 미디어가 이 문제는 보도하지 않는가? 심각한 편향이고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언론이 자신을 싫어하기 때문에 자신은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다.

트럼프 트윗 원문 https://twitter.com/realDonaldTrump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