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좌파 성향의 지도자들과 단체 등은 26일(현지시간) 쿠바 공산 혁명의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타계한 데 대해 그의 혁명적 위업을 기리면서 깊은 슬픔을 나타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전 세계의 모든 혁명은 카스트로의 유산 위에 세워져야 한다"면서 "그가 추구한 독립, 사회주의, 인류애에 대한 깃발을 가지고 가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며 슬퍼했다.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중남미 좌파를 주도하는 국가들로 각별한 관계다.

대표적으로 양국은 2000년에 에너지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은 쿠바가 보건과 교육, 문화, 스포츠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베네수엘라는 일일 5만3천 배럴의 석유를 저렴한 가격에 보내는 것을 골자로 한다.

콜롬비아 최대 좌익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은 카스트로가 세계는 물론 미주 대륙의 위대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라고 추앙했다.

현재 중남미에서 가장 오래된 좌파 게릴라인 FARC는 콜롬비아에서의 쿠바식 혁명을 주창하며 1964년 창설됐다.

일명 '티모첸코'로 알려진 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는 트위터를 통해 "그는 세계와 미주 대륙의 위대한 인물 중 한 사람으로 큰 족적을 남겼다"면서 "그는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 정부의 평화협상 대표인 이반 마르케스도 "카스트로는 하늘에 자신만의 인류애 흔적을 남겼다"면서 "콜롬비아에 대한 카스트로의 깊은 사랑에 감사하고 아바나에서의 평화협상 타결이 그에 대한 우리의 마지막 경의가 됐다"고 밝혔다.

쿠바는 수도 아바나에서 4년 가까이 진행된 콜롬비아 정부와 FARC의 평화협상을 측면 지원해왔다.

양측은 지난 9월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한 뒤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평화협정이 부결된 후 재협상을 벌인 끝에 지난 24일 새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두 번째 아버지 같은 카스트로가 타계해 몹시 비통하다"고 말했다.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 간의 데이비스 컵 결승을 관전하기 위해 자그레브를 방문 중이다.

마라도나는 약물 남용 재활 치료를 받기 위해 쿠바를 수차례 찾아 카스트로를 만난 인연이 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