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가입 협상이 중단되면 300여만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방치하겠다고 경고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의회연설에서 “터키는 300만~350만명에 이르는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며 “EU가 터키를 받아주겠다는 약속을 어기면 (난민들이 유럽으로 가는) 국경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EU로부터 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받고 유럽행 난민을 받아들이는 조치를 취했다. EU 가입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3월 EU와 맺은 계약이다.

하지만 유럽의회는 24일(현지시간) 터키의 EU 가입 협상 중단 여부를 표결에 부쳐 찬성 479표, 반대 37표, 기권 107표로 통과시켰다. 지난 7월 터키에서 발생한 쿠데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정부의 탄압이 과도했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의회 의결은 구속력이 없지만 의회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변인 울리케 데머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협박은 양쪽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