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방문서 정면 반박…징녀 이방카 둘러싼 논란에도 불만 드러내
이방카, 日총리 회동 배석에 이어 아르헨 대통령과도 통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2일(현지시간) 그의 사업과 대통령직을 둘러싼 이해상충 우려에 대해 대통령에게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정면 반박하고 나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뉴욕타임스(NYT) 빌딩에서 이 회사 발행인·논설위원· 기자들과 한 대화에서 대선 승리로 그의 사업체들이 이득을 볼 것이라는 것은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법은 완전히 내 편이다.

대통령에게는 이해상충 같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이론적으로 나는 내 사업을 완벽하게 운영하고 나서 국가를 완벽하게 운영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대통령의 행위는 법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요지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발언과 비슷하다고 CNN이 전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하면, 그것은 불법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은 기술적으로는 사실이지만, 윤리적으로는 다르게 읽힐 수 있어 이를 두고 또다른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실제로 이해상충에 관한 연방법은 대통령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며, 트럼프 당선인은 향후 백악관 윤리 규정을 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전히 미 헌법은 외국 정부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반(反)부패 법 역시 뇌물 수수와 부정행위를 금하고 있다.

이 같은 조항을 대통령에게 강제해 적용하려면 탄핵 절차를 거쳐야한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폴리티코는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탄핵 가능성은 낮지만, 복잡하게 얽혀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해외 사업 문제가 계속해서 언론을 장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이날 발언은 이와 관련한 우려를 줄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허핑턴포스트는 '교활한(tricky) 트럼프'라는 기사에서 이해상충법이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트럼프의 이해상충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이 하면,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또 사업체 경영에는 더는 관심이 없으며, 자녀들에게 넘겨주겠다면서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미국의 국익 외에는) 아무것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

어디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맏딸 이방카의 활동에 대한 세간의 비판에 대해서도 "그 사람들 말대로 한다면, 나는 내 딸 이방카를 결코 보지 못할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는 이방카를 국정운영이나 사업경영에서 '차단'하려는 비판론자들에 대한 반박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방카를 비롯한 트럼프 당선인의 세 자녀는 내각이나 백악관에 진출하지 않고 아버지의 사업을 관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군말이 나오고 있다.

우선 세 자녀와 사위가 정권인수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이방카의 경우는 외국 정상 접견 자리에 배석하기도 했다.

부동산재벌 출신인 트럼프 당선인에게는 앞으로 사업가와 대통령으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다.

자녀들이 그의 사업체를 경영하더라도 이 또한 합법이 아니며, 재산을 제3자에게 백지신탁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올 정도여서 만만치 않은 견제를 예고하고 있다.

이방카는 트럼프 당선인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지난 17일 미국 뉴욕 회동에도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90분 동안의 회동은 비공개였으나 나중에 일본 정부가 제공한 사진에 트럼프 당선인 건너편에 앉아 있는 이방카의 모습이 잡혔다.

그녀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아베 총리와 서서 인사하는 사진도 있었다.

이방카는 지난 14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당선 축하전화를 걸었을 때도, 아버지와 함께 마크리 대통령과 통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마크리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 및 이방카와 통화한 사실을 21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에 밝히면서 알려졌다.

이 보도를 인용한 미 의회전문지 힐에 따르면 마크리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면서 (그의) 딸과도 대화를 나눴다"면서 "아주 어렸던 시절부터 그녀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방카의 외교무대 등장이 계속된다면 설령 '트럼프 행정부'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더라도 '막후 실세'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quinte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