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사실 확인 않고 아무 말이나 믿어"

도널드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페이스북이 허위 정보를 양산했기 때문이라는 비난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한 가짜 뉴스 제작자가 17일(현지시간) 트럼프의 당선이 자신 덕분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가짜 뉴스 제작자인 폴 호너는 이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내가 만든 사이트에는 언제나 트럼프 지지자들이 찾아왔다"며 "트럼프가 내 덕분에 백악관에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호너는 수년간 가짜 뉴스 제작을 생업으로 삼아온 인물로, WP는 그를 "페이스북 가짜 뉴스 제국의 기획자"라고 표현했다.

호너는 "트럼프 지지자들은 사실 확인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모든 것을 게시하고, 아무것이나 믿을 것"이라며 "트럼프 캠프의 선대본부장도 한 (트럼프 반대) 시위자가 3천500달러를 받았다는 나의 가짜 뉴스를 사실로 여겨 게시했다"고 꼬집었다.

호너의 가짜 뉴스는 기존의 유명 언론을 흉내 낸 사이트에 게재되는데 이 가짜 뉴스가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엄청나게 많이 공유되면서 이번 대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미국 대선 기간 주요 언론사가 생산한 진짜 뉴스보다 확인되지 않은 가짜 뉴스가 페이스북에서 더 많은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호너의 가짜 뉴스는 구글뉴스 특집기사에도 올라갔다.

호너는 그의 가짜 뉴스가 이처럼 널리 퍼진 이유에 대해 "솔직히, 사람들은 분명히 더 멍청해졌다"며 "그들은 계속 뭔가를 여러 사람이 보도록 돌리는데, 누구도 더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사실 확인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해서 트럼프가 당선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너는 트럼프 당선인은 "그가 하고 싶은 아무 말이나 했고, 사람들은 (그가 말한) 모든 것을 믿었다.

그가 말한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도 사람들은 이미 그것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았다"며 "이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사람들이 돈을 받고 반(反)트럼프 시위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조롱하기 위해 그것을 뉴스로 만들었는데 "그들은 정말로 믿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싫어한다"는 호너는 "뒤돌아보면 나는 (트럼프의) 선거운동에 타격을 입힌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도왔다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지 않다"면서 "그가 당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k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