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서 중국 주도 FTAAP 구축 가속화할듯

오는 17일부터 남미 순방에 나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 국가 주석이 페루에 2조3천억원 규모의 선물 보따리를 안기는 등 적극적인 구애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남미 방문이 중요한 이유는 보호 무역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맞서 남미를 포섭해 자유무역 전선을 확대해야하기 때문이다.

16일 인민망(人民網)에 따르면 중국 재계 대표단은 지난 14일 리마를 방문해 페루와 20억 달러(2조3천370억원) 규모의 구매 협약을 했다.

이는 시진핑 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과 중남미 순방에서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에 속도를 내기 위한 분위기 조성의 차원으로 보인다.

이번 중국과 페루의 구매 협약에는 경공업, 방직, 농산물, 의약, 금속, 광물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돼있으며 100여명의 중국과 페루 정부 관리 및 기업가들이 참석해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중국 상무부 측은 "중국과 페루의 무역은 복잡한 글로벌 상황에서 성장과 진전을 보여왔다"면서 "협력을 강화하고 역경을 함께 극복하면서 양국이 서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됐으며 세계 무역 증진과 윈윈 효과를 내는데 공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안 마누엘 벨라스케스 페루 수출협회장은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국가로 지난 15년간 페루 발전에 역할을 해왔다"면서 "양국 기업인들간의 만남과 이번 협약이 양자 협력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처럼 시진핑 주석은 오는 17일부터 23일까지 에콰도르, 페루, 칠레 등 중남미 3개국을 국빈 방문을 하면서 페루 뿐만 아니라 에콰도르와 칠레에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선물 꾸러미를 내밀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매체들은 이미 시 주석의 방문시 페루를 포함해 에콰도르와 칠레와 대규모 협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중국이 이번에 페루에 특히 공을 들이는 것은 APEC 정상회의가 오는 19일부터 20일까지 페루 수도 리마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시 주석은 이번 APEC 회의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우려되는 무역보호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구축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14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FTAAP 설립에 대해 원론적인 동의를 한 바 있고 트럼프 당선인 측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폐기로 기정 사실로 한 상황이라 시 주석이 나서면 FTAAP 구축이 가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president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