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영국 정부를 이어주는 메신저로서 영국독립당(UKIP) 과도대표 나이절 패라지를 기용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이날 영국 언론들은 패라지 대표가 지난 12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와 한 시간 동안 면담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패라지는 영국 언론들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가장 가까운 영국 정치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는 지난 8월에는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열린 트럼프의 유세에서 연단에 올라 트럼프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패라지의 트럼프 당선인 면담과 관련한 질문에 "트럼프 당선인, 그리고 그의 팀과 연락할 채널들을 만들어왔다.

우리 외교관들이 선거 기간에 그런 접촉들과 연결고리들을 쌓아왔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9일 메이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누린 것과 같은 긴밀한 관계를 고대한다고 말했다"면서 "이런 관계에 제3자(패라지)는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일부 언론은 패라지 대표를 트럼프 당선인과 영국 정부의 메신저로 활용하는 방안을 둘러싸고 내각 장관들이 이견 충돌을 보였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변인은 메이 총리가 트럼프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관련 발언들을 걱정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영국은 동맹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2% 이상 쓰도록 한 나토의 규정을 지킬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앞장서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는 "총리와 정부는 수년간 집단 안보의 근간이 돼온 나토의 중요성을 분명히 해왔고 여전히 나토에 대한 기여와 유럽 파트너들과 협력을 약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28개 나토 회원국 중 많은 수가 적절한 자신들의 몫을 내지 않고 있고, 나토는 테러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등 나토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