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트럼프에 기본 사고방식 '인풋'시키겠다"

일본 정부가 오는 17일 열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이의 회담을 트럼프에게 미일 안보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기회로 삼아 총력전에 나선다
아베 총리는 회담을 앞두고 측근을 일본에 보내 트럼프 정권과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게 하는 등 트럼프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14일 교도통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은 13일 공영방송 NHK에 출연해 아베 총리와 트럼프와의 회담에 대해 "미일 동맹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미일 동맹을 비롯한 일본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을 트럼프에게 인풋(Input·주입)시키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일본 등과의) 동맹의 본질에 대해 재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당선 후 1주일여만에 열리는 회담에서 미일 동맹이 왜 중요한지 신속하게 설명하겠다는 것이다.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도 같은 날 NHK에 출연해 "미일동맹은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며 미국에도 이익이 된다"며 "이를 트럼프에게 이해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선 후 트럼프가 하는 발언의 톤이 달라진 만큼 이전에 말했던 공약을 실제로 내세울지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며 "일본 자신의 방위력 강화, 미일동맹 강화, 관계국과의 관계 강화라는 3가지 노선을 확실히 이행하겠다고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 미일 동맹의 재확인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미국 비준 등을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의 당선 다음날인 10일 전화통화를 하고 바로 회담 일정까지 잡았다.

아베 총리는 이날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외교 담당 총리보좌관(현직 중의원 의원)을 미국으로 파견하기도 했다.

그는 뉴욕과 워싱턴에서 트럼프의 주변 인물, 의회 관계자, 전문가 등을 만나 차기 미국 정부의 정책과 인사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는 한편 같이 파견된 아키바 다케오(秋葉剛男) 심의관(한국의 차관보급)과 함께 트럼프와의 회담을 준비한다.

아베 총리는 가와이 보좌관에게 개인적인 신뢰관계를 신속하게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트럼프 측에 전달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