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회사들이 최근 활발하게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은행 베트남 호찌민 지점 주재원과 현지 직원.
국내 금융회사들이 최근 활발하게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사진은 국민은행 베트남 호찌민 지점 주재원과 현지 직원.
베트남은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금융회사들의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장기간의 저금리로 인한 국내 수익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은행, 카드, 보험 등 다양한 업종의 금융사들이 앞다퉈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베트남에서 가장 앞서가는 한국 금융사로 꼽힌다. 2009년 설립한 현지법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작년 순익이 4200만달러로 현지 1위 외국계 은행인 HSBC(순익 4300만달러)를 바짝 뒤쫓고 있다. 올해 빈푹 지점에 이어 호찌민에 동사이공지점을 개설하는 등 현지 외국계 은행 중 가장 많은 18곳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지점장뿐 아니라 본부 간부급까지 베트남인을 고용하고 있다. 또 현지 통화(VND)를 중심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등 철저한 토착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은행을 전진기지로 활용해 카드와 모바일 뱅킹 사업도 하고 있다. 2011년부터 진출한 카드는 지난 9월 말 기준 17만명의 회원(신용·직불카드)을 확보했다. 취급액은 지난 3분기 약 1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9% 성장했다. 모바일 뱅킹은 한국과 동시에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써니뱅크 베트남을 출시한 데 이어 자동차 구매 시 대출해주는 ‘써니 마이카 서비스’도 올 6월 시작했다.

우리은행도 현지인 상대 영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 7일 현지법인을 설립했다. 올해 지점 3곳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거점을 신설해 20곳의 지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북부지역의 박닌, 하이퐁과 남부지역인 동나이, 빈즈엉 등 베트남 전역으로 영업망을 확장할 방침이다. 우리카드도 내년 상반기 중 현지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베트남에 지점을 설립한 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역시 현지 교민과 한국 기업을 상대로 활발한 영업을 하고 있다. 이 밖에 부산은행은 지난 8월 호찌민 지점을 개설하며 베트남에 진출했고, 농협은행도 최근 지점 신설 인가를 취득하고 영업점 설립을 준비 중이다.

보험업계에선 한화생명이 2009년 베트남에 진출해 5개 지역본부, 59개 영업망을 구축했다. 시장점유율은 3%를 넘어섰다. 양로보험과 금리연동형 저축보험을 주요 상품으로 올 상반기 14억6300만원의 순이익을 냈다. 삼성생명 역시 2008년 수도 하노이에 현지 사무소를 개소한 뒤 현지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동부화재가 가장 공격적으로 베트남 사업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월 베트남 5위 손보사인 PTI손해보험의 지분 37.32%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이현일 / 윤희은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