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6.8 등 여진 수백차례…2명 사망·건물.도로 파손 속출

뉴질랜드 남섬에서 14일(현지시간) 0시 2분 발생한 규모 7.8 강진으로 최소 2명이 숨지고 뉴질랜드 곳곳의 도로와 건물이 파손됐다.

특히 계속되는 여진으로 하천의 댐이 무너져 저지대 주민을 상대로 대피령이 내려졌고, 규모 6.8, 6.2 등 여진이 수백차례 이어지고 있어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뉴질랜드 남섬 말버러 지역당국은 이날 오후 4시 20분께 카이코우라 인근 클래런스 강의 댐이 무너져 다량의 물이 저지대로 방류되고있다며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즉시 고지대로 대피하라고 트위터를 통해 공지했다.

뉴질랜드 언론은 댐 하류에 8∼10채의 민가가 있고 조금 더 상류에도 몇 채가 있으나, 아직까지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0시 2분께 남섬 노스캔터베리 지역 핸머스프링스 인근에서 미국지질조사국(USGS) 기준 규모 7.8(뉴질랜드 지진 당국 지오넷(GeoNet)기준 규모 7.5)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은 지하 23㎞다.

이번 지진 발생지는 2011년 2월 규모 6.3의 강진으로 185명이 목숨을 잃고 큰 재산 피해가 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동쪽으로 91㎞ 떨어진 지점이다.

북섬 남단의 뉴질랜드 수도 웰링턴으로부터는 약 200㎞ 떨어졌다.

동부 해안 지역에는 지진해일(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가 약 4시간 후 경보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여진은 이날 오후 1시41분께 규모 6.8을 비롯해 수백차례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남섬의 해안 관광지인 카이코우라에서 건물 붕괴로 1명이,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쪽으로 150㎞ 떨어진 주거지역에서 심장마비로 1명이 각각 숨졌다.

지진 소식에 수천명이 높은 지대로 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여러 지역에서 전기가 나가고 통신 서비스도 차질이 빚어졌다.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기도 했다.

수도 웰링턴에서도 도로가 갈라지고 건물 일부가 무너지는 등 뉴질랜드를 구성하는 북섬과 남섬 모두 피해가 발생했다.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지진 발생 수 시간 뒤 웰링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번 지진은 웰링턴에서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충격적인 일"이라며 도로와 사회기반시설에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키 총리는 또 피해 상황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지진 문제 해결이 우선이라며 15일 아르헨티나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피해지인 카이코우라를 찾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인들의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용 주뉴질랜드 대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지진이 발생한 핸머스프링스와 카이코우라가 관광지로 한국 여행자들이 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면서도 "현재까지 공관에서 파악한 교민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시드니·서울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김수진 기자 gogo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