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이민문제로 갈라진 EU, 트럼프대응도 이견 노출?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13일 저녁(현지 시간) 비공식 만찬회동을 갖고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 향후 EU와 미국간 관계, 양측간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다.

이날 만찬 회동은 오는 14~15일 EU 외교정책이사회를 앞두고 독일 외무장관의 제안에 따라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의 초청 형식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날 만찬회동에 영국과 프랑스는 외무장관이 나오지 않고 EU 대사를 대신 참석시키기로 해 트럼프의 예상 밖 당선에 대응하는 EU의 전선에 이견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오는 14일 모든 회의 일정에는 참석할 것임을 밝힌 뒤 "미 대선 일정은 오래전에 확정돼 있었으므로 일요일(13일)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영국을 위한 최선의 결과를 위해 미국 현 정부 및 차기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앞으로 있을 EU와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에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 유럽의 안보와 직결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는가 하면, 유럽에 군사적 위협이 되는 러시아와의 관계개선 의지를 드러내는 등 유럽과의 관계에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유럽이 긴장하고 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트럼프 당선인이 나토동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데 대해 나토는 유럽 방위의 모델임을 강조하며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올해 벌어진 일련의 일들을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경고 사인"이라며 유럽에 단결을 촉구하기도 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오는 14일과 15일에는 터키·시리아·우크라이나 문제 등 현안을 점검하고 '유럽 군 지휘부 창설' 등 유럽의 방위협력을 증진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이다.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