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자 2억명 육박…제4차 독신자 붐에 中정부 고민 늘어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에 중국 유통업계가 대박을 쳤지만 정작 가파르게 늘고 있는 독신자 증가세는 중국에 큰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13일 중국중앙(CC)TV 인터넷매체인 앙시(央視)망에 따르면 유통업계 축제의 배경이 된 광군(독신자)들이 중국 정부로서는 큰 골칫거리다.

중국 민정부에 따르면 중국의 독거 인구 비율은 1990년 6%에서 2013년 14.6%로 증가했다.

방송은 2015년 현재 독신자 수가 2억명에 육박하면서 제4차 독신자 붐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4차례 독신자가 크게 증가했다.

1950년대 혼인법이 생기면서 처음으로 독신자가 급증했다.

혼인법을 통해 이혼에 따른 자녀양육과 재산분할에 대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면서 그동안 참고살았던 여성들이 대거 이혼대열에 들어섰다.

두 번째는 1970년대 말이다.

문화대혁명 당시 '하방'(下放·지식인을 노동 현장으로 보냄)된 지식청년들이 문혁이 마무리되자 촌부들과 혼인관계를 정리하고 도시로 돌아오면서 독신자가 급증했다.

1990년대 말에는 개혁개방으로 가정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이 완전히 바뀌면서 으레 가정을 구성해야 한다는 관념이 사라졌다.

3차 독신자 붐이 일어났다.

지금 불고 있는 독신자 붐은 경제의 비약적 발전과 여성의 자주의식이 높아진 게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2010년 도시인구조사에 따르면 30세 이상 미혼여성 인구 비율은 2.47%로 10년 전에 비해 두배가 늘었다.

여성들이 스스로 '솔로'의 길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성들의 적극적인 솔로 선택으로 '솔로 경제'가 태동했다.

이들 여성은 광고, 출판, 오락 및 매체산업, 서비스업에 종사하면서 생산자이면서 소비자 역할을 하고 있다.

수입이 낮지 않아 주요 업종의 주 고객층이다.

이들은 다른 계층에 비해 충동적인 구매성향을 보이고 유행을 타며, 취향에 맞으면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연다.

이들은 매주 한 차례 이상 술집을 가거나 파티 등 사교활동에 아낌없이 돈을 쓴다.

미래대비 보험이나 저축을 하는 사람은 일부에 불과하다.

이런 독신자 증가는 중국의 출산율을 떨어뜨려 노동력 감소와 시장축소를 가져온다.

중국사회과학원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중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4명으로, 국제적인 저출산 기준(1.3명)에 근접했다.

중국의 독신자 증가는 노령인구 비율의 급증을 초래해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2014년 중국의 국민경제사회발전통계공보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는 2억1천2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5.5%를 차지한다.

이들 노령인구 수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총인구 수에 필적하는 것이며 지금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광군제는 중국의 한 유통업체가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라며 솔로들을 유혹해 지금은 세계적인 유통행사로 발돋움했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 경제사회의 이런 심각한 고민이 숨어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