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의 대선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한 인사들이 백악관과 내각에 대거 포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3각 편대’로 트럼프 당선자를 도와 1기 행정부를 이끌어 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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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1기 행정부 '3각 편대'로 간다
한국경제신문이 9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자 캠프 관계자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엔 쿠슈너, 국무장관엔 깅리치 전 의장, 법무장관엔 줄리아니 전 시장이 물망에 올랐다.

[단독] 트럼프 1기 행정부 '3각 편대'로 간다
쿠슈너는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과정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을 맡겼을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대 사회학과와 뉴욕대 로스쿨을 졸업한 수재로 침착하면서도 겸손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화당 인사들이 트럼프를 만나고 싶을 때 쿠슈너를 통했을 정도다.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던 깅리치 전 의장은 국무장관으로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대외정책을 총괄할 전망이다. 백악관 비서실장 등 리베로 활용이 점쳐지던 줄리아니 전 시장은 법무장관에 올라 이민자 문제 등을 다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재무장관 자리에는 캠프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았던 스티븐 누킨 전 골드만삭스 임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억만장자 투자자 윌버 로스 WL로스(사모펀드) 회장과 스티브 포브스 포브스그룹 회장도 재무장관 후보군에 포함됐다.

상무장관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가, 대외 통상을 책임질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는 댄 디미코 전 누코(철강회사) 최고경영자(CEO)가 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미코는 캠프 경제고문으로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강력 비판해왔다.

백악관 대변인에는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한 인기 라디오 토크쇼 진행자 로라 잉그러햄이,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의장으로는 선거 전략가이면서 트럼프 측근인 로저 스톤이 내정됐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재닛 옐런 중앙은행(Fed) 의장을 교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Fed가) 클린턴을 돕기 위해 금리를 올리지 않아 더럽고 거대한 거품을 만들었다. 클린턴보다 더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옐런 의장의 임기는 2018년 2월까지다. 후임으로는 래리 커들로 CNBC 경제전문 앵커가 거론되고 있다. 커들로는 Fed 연구원 출신으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시절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부국장을 지냈다. 2001년부터 CNBC에서 경제전문 인기프로인 ‘커들로 리포트’를 진행해왔다.

그는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인 스티븐 무어와 함께 트럼프 캠프의 감세공약을 손질했다. 기준금리 결정 때 참고가 되는 ‘테일러 준칙’을 발표한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도 기용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