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선택 트럼프] 트럼프의 트라이엄프…'별난 아웃사이더'서 '세계의 대통령'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45대 대통령 당선자는 수십년간 대중의 화제에 오른 인물이지만 정치권에서는 철저히 ‘아웃사이더’였다. 수십억달러의 자산가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로 대표되는 미국 주류 정치권을 격파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처럼 무모한 진격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트럼프는 끝내 트라이엄프(triumph·승리)를 얻어냈다.

Tv star NBC 어프렌티스 진행자로 인기

‘당신은 해고야(You are fired).’ 트럼프는 2004년부터 방영된 NBC방송의 취업리얼리티 프로그램 어프렌티스(수습생)를 통해 슈퍼스타로 떠올랐다. 수많은 염문을 뿌리며 사치 생활을 즐기는 트러블 메이커로 알려졌던 트럼프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진지한 비즈니스맨의 모습을 드러냈다. 연봉 25만달러를 받기 위해 트럼프그룹에 입사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지원자들을 그는 인정사정없이 탈락시켰다. 트럼프는 10년간 어프렌티스를 진행해 미국인들의 호감을 샀다.

Real estate rich 자산 37억달러의 부동산재벌

트럼프는 자신의 재산이 100억달러(약 11조3700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한다. 그는 1971년 25세 때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의 부동산개발회사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주택시장에 집중했던 아버지와 달리 호텔 카지노 개발에 주력했고 1990년 부동산시장 호황 덕분에 거대한 부를 축적했다.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트럼프의 재산을 37억달러로 평가한다. 트럼프는 납세내용을 공개하지 않았고 회사 주식을 상장하지도 않아 정확한 재산을 알기는 어렵다.

Underdog 당선 가능성 ‘제로’였던 정치인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더너 밀뱅크는 지난 5월12일 자신의 칼럼이 인쇄된 신문을 먹으면서 끼니를 때웠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면 ‘내 말을 먹겠다(eat my words)’고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트럼프는 미국 정치에서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다. 2000년 개혁당 소속으로 대선에 도전했을 때는 인기가 없어 스스로 중도 사퇴했다.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을 때조차 사람들은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

Macho 성희롱 일삼는 남성우월주의자

트럼프의 여성 편력은 미국 언론의 단골 메뉴다. 미국 일부 대중지들은 트럼프의 자녀 수를 언급할 때 ‘공식 확인된 아들딸만 5명’이라고 비꼴 정도다. 여성 비하 발언은 부지기수다. 미스유니버스 출신인 여성을 두고 공개석상에서 ‘돼지’라고 불렀다. 선거 막판엔 유부녀와 관계를 하려고 노력했는데 실패했다고 말한 11년 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이 공개되면서 위기를 겪었다.

Populist 멕시코 장벽, 이민자 추방 주장

트럼프는 세금 축소, 금융시장 자율화 등 전통적 보수주의 공약을 내놓기도 했지만 저학력 백인의 소외감을 이용하기 위해 대중영합주의적 행동을 많이 했다. 멕시코 이민자들을 성폭행과 마약밀수를 하는 범죄자로 묘사했으며 멕시코에 돈을 내게 해서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야 한다는 과격한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테러 예방책으로 이슬람교도들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