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선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초반 개표 결과 경합주에서 예상 밖의 우세를 보이면서 대이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밤 10시 현재 '텃밭'인 텍사스 주(州)를 포함해 15개 주의 승리를 챙긴 뒤 핵심 승부처인 플로리다, 오하이오, 노스캐롤라이나 등지에서 앞서가고 있다.

플로리다의 경우 95% 개표 상황에서 트럼프가 49.1%,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47.8%를 기록 중이다.

오하이오에서는 55% 개표 상황에서 53.0%대 42.7%로, 또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77%가 개표된 가운데 49.8%대 47.6%로 트럼프가 앞서가고 있다.

트럼프는 뉴햄프셔와 버지니아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가 지금 흐름대로 이들 경합주를 다 이길 경우 그의 승리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특히 오하이오의 경우 역대로 1960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이 지역 승자가 모두 백악관의 주인이 됐을 정도로 상징성이 큰 지역이다.

트럼프가 이처럼 대선전을 하는 데는 선거 막판에 대선판을 강타한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가 클린턴의 발목을 잡은 데다가 그의 열성 지지층, 특히 '러스트벨트'(낙후된 중서부 제조업지대)의 백인 중산층 노동자들이 막판 대결집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각종 여론조사는 물론 외부에 자신의 트럼프 지지 의사를 대놓고 드러내지 않은 '샤이 트럼프', 이른바 숨은 표가 대거 투표장으로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트럼피즘'으로 집약된 유권자들의 변화와 개혁 열망이 표로 대거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실제 CNN 방송의 출구조사 결과 대통령 선택의 기준과 관련해 응답 유권자의 38%가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인물인가를 보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풍부한 경험'과 '판단력'은 각각 22%, '나에 대한 관심'은 15%로 각각 나왔다.

아직 개표가 시작도 안 된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클린턴 우세지역이 남아 있어 승패를 단언할 수 없지만, 초반 이 같은 결과는 미국 주요 언론과 선거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는 것이다.

전날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은 트럼프에 1∼6%포인트 앞섰고, 버지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를 비롯해 주요 경합지에서도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며 상승세를 탄 것으로 나왔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일 기준 클린턴의 당선 확률을 84%로 점쳤고, CNN 방송을 비롯한 주요 방송사들도 클린턴의 승리를 전망했다.

하지만 개표가 진행되면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NYT는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을 41%로 대폭 낮췄다.

대신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은 16%로 59%로 올려 잡았다.

클린턴은 현재 뉴욕주를 포함해 9개 주와 워싱턴DC 등 10곳에서 승리했으며 경합주 가운데 하나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앞서가고 있다.

양측이 확보한 선거인단은 현재 트럼프 139명, 클린턴 104명이다.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70명을 확보하는 쪽이 승리한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