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7일간의 대장정 마무리…뉴욕서 개표결과 지켜보며 역사적 순간 맞아
부통령후보 팀 케인과 마이크 펜스도 고향서 투표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8일(미국 동부시간) 597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운명을 날을 맞았다.

길고 긴 레이스를 해온 두 후보는 서로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며 유권자들의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클린턴은 이날 오전 8시 자택이 있는 뉴욕 외곽 채퍼쿼의 '그래핀 스쿨'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현장에 나와 있던 유권자들은 투표소에 들어서는 클린턴의 주변을 에워싸고 환호하면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으며 이에 클린턴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일일이 악수를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클린턴은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이번 선거 결과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겸허한 마음으로 투표에 임했다"고 말했다.

클린턴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은 앞서 오전 6시 직후 버지니아 주(州) 주도 리치먼드에서 부인 홀튼 여사와 함께 일찌감치 투표했다.

트럼프는 뉴욕 맨해튼 56번가에 있는 'PS 59 비크맨 힐 인터내셔널' 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다.

그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팀 케인은 부인 카렌 여사와 함께 인디애나 주에서 한 표를 행사한다.

트럼프는 투표에 앞서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많은 여론조사가 의도적으로 잘못됐다"며 자신이 뒤지는 여론조사 결과에 불신을 드러낸 뒤 "아이오와, 뉴햄프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주(州) 등 경합주에서 선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내가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후보는 이날 밤 맨해튼에서 '진인사대천명'의 심정으로 역사적 순간을 맞이한다.

클린턴은 재비츠 컨벤션 센터, 트럼프는 힐튼 미드타운 호텔에서 각각 개표결과를 지켜본다.

두 건물은 약 3㎞ 떨어져 있다.

재비츠 컨벤션 센터는 유리로 만들어진 천장으로 유명한 빌딩으로, 클린턴은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사회적 차별인 '유리 천장'을 염두에 두고 이 빌딩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은 그동안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됨으로써 최후의 유리 천장을 깨부수겠다고 강조해왔다.

힐튼 미드타운 호텔은 트럼프가 지난해 출마 선언을 했던 트럼프 타워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있는 호텔로, 트럼프 타워 내 아트리움은 공공장소인 탓에 개인 선거행사를 개최하기 어렵고 장소도 다소 비좁아 이곳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클린턴과 트럼프는 이날 새벽까지 승부처인 경합주를 중심으로 유세 강행군을 펼치며 막판 총력전을 벌였다.

클린턴은 전날 펜실베이니아 주(州)를 시작으로 미시간 주를 거쳐, 또다시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로 이어지는 2천500㎞의 마지막 여정을 소화하며 대승 승리 각오를 다졌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 남편 빌 클린턴, 딸 첼시가 모두 참석한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합동 유세장에는 클린턴 유세 사상 최대 규모인 4만 명이 운집했다.

클린턴은 이날 0시에 시작된 노스캐롤라이나 주 롤리 유세에서는 상위 1%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든 이를 위한 경제를 강조하며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는 전날 하루 동안 부통령후보 펜스, 장녀 이방카 등과 함께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뉴햄프셔, 미시간 등 5개 주 4천500㎞를 돌며 마지막 피치를 올렸다.

트럼프는 1만1천여 명의 지지자가 모인 가운데 열린 맨체스터 유세에서 "여러분은 미국이 부패한 정치계층에 지배를 받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국민이 다시 지배하는 미국을 원하는가"라고 물으면서 "클린턴은 오직 자기 자신과 후원자, 그녀의 특수이익에만 충성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