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는 클린턴이 평균 3.0%p 앞서…선거인 확보도 트럼프보다 많아
부동층 표심·막판 공화당 지도부 유세 등 변수 주목

제45대 미국 대통령을 뽑기 위한 선거가 8일(현지시간) 시작돼 이날 밤 승자의 윤곽이 드러난다.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비호감도가 높은 후보들 간 경쟁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이 붙은 미국 대통령선거가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새 시대를 예고한다.

4년 동안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을 이끌 승리의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가장 최신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약간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은 데다가 여론조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힘들어 개표를 통해 확인되기 전까지는 클린턴 캠프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캠프도 여론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트럼프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하면 승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선거 하루 전인 7일 정오를 기준으로 미 정치전문 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산출한 지지율을 보면 클린턴이 47.2%, 트럼프가 44.2%다.

클린턴이 3.0%포인트 앞서 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의 여론조사(11월 2∼5일)에서는 클린턴이 4%포인트 앞서 있는 것으로 나왔다.

하루 전보다 지지율 차이가 1%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오차범위(±2.5%포인트)를 넘었다.

특히 전날 클린턴의 이메일을 재수사했던 미 연방수사국(FBI)이 '무혐의 종결'을 발표한 게 이 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지금 당장 여론조사를 하면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추론도 가능하다.

역시 FBI의 '무혐의 종결' 발표 이전에 이뤄진 CBS 방송의 조사(11월 2∼5일)에서도 클린턴이 4%포인트 앞섰으며, 블룸버그폴리틱스(11월 4∼6일) 조사에서도 클린턴이 3%포인트 리드하고 있다.

보수성향의 매체인 폭스뉴스(11월 3∼6일)의 조사에서조차 클린턴이 4%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다만 LA타임스와 USC 공동조사(10월 31일∼11월 6일)에서는 트럼프가 5%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와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 대조를 보이고 있다.

LA타임스와 USC조사는 줄곧 다른 조사보다는 트럼프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최근 1주일 사이에는 큰 변화가 없는 안정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클린턴이 큰 차이로 앞서 '사실상 끝난 게임'으로 보였던 선거판은 선거 열하루를 앞둔 지난달 28일 FBI가 클린턴 이메일에 대한 재수사를 발표하면서 요동쳤다.

재수사 발표 이전에 클린턴이 14%포인트까지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재수사 발표의 여파로 지지율 격차가 빠르게줄기 시작했고 일부 조사에서는 트럼프가 앞선다는 결과까지 나와 클린턴 진영을 초조하게 만들었다.

현 시점에서는 클린턴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봐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이지만, 클린턴은 개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초조함을 떨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히 경합주에 있는 유권자의 표심에 따라 정반대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다분하기 때문이다.

RCP는 선거 하루 전까지도 14개 주를 경합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주에 걸린 총 선거인은 171명으로 전체 선거인의 3분의 1에 가깝다.

그만큼 아직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RCP는 클린턴이 확보한 선거인은 203명, 트럼프가 확보한 선거인은 164명으로 집계했다.

전체 선거인(538명)의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해야 승리가 확정되는 만큼 아직 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RCP의 집계를 음미해 보면 클린턴이 유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경합주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예상외의 결과를 배제할 수 없다.

클린턴은 경합주 중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 뉴햄프셔, 미시간, 콜로라도, 버지니아, 메인, 뉴멕시코에서 리드하는 것으로 RCP는 집계했다.

또 오하이오와 노스캐롤라이나, 네바다, 아이오와, 애리조나에서는 트럼프가 약간 앞서 있다.

하지만 퀴니피액대학의 조사에서는 플로리다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지지율이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박빙의 레이스가 이어지는 것을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NN도 선거 하루전인 7일 클린턴이 268명, 트럼프가 204명의 선거인을 각각 확보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클린턴과 트럼프가 확실하게 확보한 선거인은 각각 200명과 157명으로 집계했다.

또한, NBC방송은 경합주 여론조사 흐름을 토대로 클린턴이 274명, 트럼프가 1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최종 집계라면서 클린턴과 트럼프가 각각 275명과 190명을 확보한 것으로 보았다.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던 '클린턴 이메일 재수사'는 일단 변수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여전히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몇 가지 요인은 남아 있다.

우선 부동층의 움직임이 예의주시할 부분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반영되지 않았던 부동층이 한 방향으로 쏠린다면 박빙의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의 분석에 따르면 부동층 중에는 공화당 성향인 유권자가 민주당 성향보다 많아 주목된다.

막판에 트럼프 지지 유세에 나선 공화당 지도부의 영향력도 지켜볼 대목이다.

특히 트럼프와 거리를 뒀던 공화당 일인자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7일 처음으로 트럼프의 이름을 거론하며 표를 호소하고 나섰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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