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각 자치권 갖는 연방체제에 원론적 합의…안전보장 방안 등 난제 여전

터키군의 침공으로 40여년간 남과 북으로 분단된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의 두 정상이 스위스에서 닷새간 만나 평화협상 타결을 시도한다.

그리스계 '키프로스공화국'의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과, 터키계 '북키프로스 터키공화국'(북키프로스)의 무스타파 아큰즈 대통령이 7일 스위스 몽펠르랭에서 만나 닷새 일정으로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17개월 전 유엔(UN) 중재로 시작된 평화협상을 담판짓는 자리로 주목된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키프로스공화국과 터키군이 점령한 북키프로스는 민족·종교적 뿌리가 다르다.

키프로스공화국은 그리스어를 쓰고 그리스정교회를 믿는 반면 북키프로스는 터키어를 사용하고 무슬림이 대부분이다.

키프로스가 196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그리스계와 터키계는 물리적으로 충돌하며 갈등을 빚었다.

이런 혼란 속에 1974년 터키군이 키프로스섬을 침공해 키프로스 북부를 점령, 나라가 분단됐다.

키프로스공화국과 북키프로스 가운데 전자가 국제법적으로 인정을 받는 정식 국가다.

2004년 양측은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이 제시한 통일안으로 국민투표까지 벌였지만 키프로스공화국 주민이 압도적으로 반대해 통일이 무산됐다.

중단된 평화협상은 온건·협상파 아큰즈 대통령 취임 이후 작년 5월 재개돼 다시 무르익었다.

양측은 자치권을 인정받는 연방체제에 원론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5일 아큰즈 대통령을 만나 연방체제를 이루더라도 남·북이 지역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분리된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측은 그간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으나 구체적인 안전보장 방안, 관할구역 확정, 분단에 따른 주민 재산권 보상 등이 난제로 남아 있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