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비어스, 시장 지키려 감정 기계 출시

인공 다이아몬드가 몇 년 전부터 천연 다이아몬드와 육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워져 앞으로 보석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공 다이아몬드는 아직 전체 다이아몬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5년 안에 다듬지 않은 다이아몬드 판매의 거의 10분의 1에 이를 것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추산했다.

일부 전문가는 인공 다이아몬드가 전체 다이아몬드 시장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공 다이아몬드는 자연산 다이아몬드와 화학·물리적 특성이 같다.

자연산처럼 광채가 나는 데다 공업용으로 쓰이기에 충분할 만큼 단단하고 내구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유래를 밝히지 않고 팔 수 있다는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인공 다이아몬드를 무한정 만들어내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이는 상대적 희소성이라는 인식에 의존하는 시장을 뒤집어놓을 수 있다.

스와로브스키는 지난 4월 자체적으로 생산한 인공 다이아몬드 액세서리를 출시하기도 했다.

세계 1위 다이아몬드 업체인 드비어스는 위기감을 느끼고 다이아몬드 도매업체와 액세서리 업체를 위해 인공과 자연산을 구별할 수 있는 값싼 감정 장비를 개발했다.

또 지난해 다른 다이아몬드 생산업체들과 함께 협회를 만들어 천연 다이아몬드의 매력을 부각하고 있다.

드비어스를 소유한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에는 인공 다이아몬드의 위협을 막는 것이 결정적이다.

이 회사는 석탄과 철광석 부문의 자산을 정리하고 다이아몬드 같은 더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드비어스는 올해 상반기 앵글로의 법인세, 이자 등을 차감하기 전의 이익에서 42%를 차지했다.

현재 인공 다이아몬드 업체들은 연간 25만∼35만 캐럿의 미가공 다이아몬드를 생산할 수 있다고 업계는 추산한다.

이는 광산에서 캐내는 양이 1억3천500만 캐럿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미미하다.

하지만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업체인 다이아몬드파운드리의 마틴 로스체이선은 수십 년 뒤면 소비자들이 사는 거의 모든 다이아몬드가 인공일 것이라고 말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는 소비자들이 천연 다이아몬드보다 20∼30% 싼 인공 다이아몬드로 이동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인공 다이아몬드 생산 비용은 자연산에 살짝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kimyg@yna.co.kr